은은한 가을 달빛 아래 자유로운 몸짓이 있다. 몸짓으로 소통하는 마임. 마이머와 마음이 통했다면 그들을 이해하면 되고, 설사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그들의 몸짓은 느끼면 된다.
전주한옥마을. 세월의 흐름마저도 조용한 이 곳에서 또하나의 축제 ‘2004전주한옥마을 마임축제’가 열리고 있다. 21일 시작된 이 조용한 축제는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말이 필요없는 축제. 24일까지 문화공간 다문찻집과 양사재, 걷고싶은 거리, 전주공예품전시관, 태조로 등 한옥마을 일대에서 계속된다.
국제적인 센스와 테크닉으로 독자적인 퍼포먼스 스타일을 구축한 일본 지다이를 비롯해 한국의 마임아티스트 20여명이 참여하는 올해 축제는 국내 17개팀과 해외 1개팀이 총 33회 공연한다. 크게 퍼포먼스와 판토마임으로 구분되는 이 축제는 공연장소에 어울리는 독특한 마임을 선보인다.
다문과 전주공예품전시관 등 전통한옥의 뜰에서 펼쳐지는 공연에서는 한국적 정서와 전통의 맛을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걷고싶은거리에서 펼쳐지는 거리공연은 도심을 찾는 시민들에게 판토마임과 삐에로 등으로 가볍고 신선한 활력을 준다. 22일에는 찾아가는 공연으로 정읍애육원을 방문할 예정. ‘맘’ ‘몸’ ‘힘’ ‘꿈’을 주제로 한 ‘마임 사랑방’은 마임을 위한 정보교환과 토론이 있는, 마이머들을 위한 자리다.
이미 전주에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고재경이 가곡에서 모티브를 얻은 옴니버스 형식의 ‘기다리는 마음’을 보여주고, 최경식은 소리꾼 김경호의 구음에 맞춰 예수의 모습을 실어낸 ‘골고다 십자가’를 공연한다. 한지인형의 넋을 풀어주고 위로하는 무속제의 형식과 인형극이 만난 조성진의 ‘넋 걷이’와 서로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김봉석의 ‘상생’은 퍼포먼스 성격이 강한 작품.
추억의 옛 모습을 담아낸 ‘스톱모션’과 반칙과 불법이 난무하는 현대사회를 풍자한 패러디농구 ‘엉터리 농구시합’은 전주대 연극과 학생들의 신선한 감각이 살아있다. 키다리 광대 허진옥을 비롯해 유철민과 광대세상은 자전거 타고 봉 돌리기, 마술, 접시돌리기, 우스꽝스러운 동작 등으로 웃음을 전한다.
주공연이 열리는 다문에는 떡과 음료, 술과 안주가 차려진다. ‘먹으면서 공연을 즐기는’ 전통축제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니, 함께 어울리는 흥겨운 축제마당이다.
유료공연(다문찻집 뜰공연) 입장료는 어른 1만원, 청소년 7천원. 문의 063)287-1118, http://mim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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