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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민 이용씨 '금문으로 쓴 채근담' '금문 천자문' 발간

 

‘법고창신(法古創新)’. 소리꾼들에게 득음의 길이 그렇듯 서예가들에게 ‘법고창신’은 글쓰기의 정신적 토대며, 추구해야 할 과제다.

 

옛 것을 바탕으로 근본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 중진서예가 산민 이용(57)에게도 ‘법고창신’은 여전한 과제다.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그는 올 한해를 ‘채근담(菜根譚)’ 3백59점과 ‘천자문(千字文)’을 금문으로 옮기는데 쏟았다.

 

전통을 지킨 ‘금문으로 쓴 채근담’과 ‘금문 천자문’ 발간으로 서예를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금문 공부를 위한 귀한 교재가 생겨났다. 중진서예가 7명이 서체별로 ‘천자문’을 쓰게되는 ‘7체 천자문’은 4자 총 250구 전문을 실었다. 산민의 ‘금문 천자문’은 ‘7체 천자문’ 시리즈의 첫 결과물이다. 동양사상을 담고 있으며 삶의 지침이 되는 글들이어서 일반인들도 눈과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서책이다.

 

“소위 회화성이라 해서 금문을 현대적이거나 혹은 현대서예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나 금문은 지극히 전통서예입니다.”

 

그는 “금문은 시대별로 다양한 서체를 보인다”며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필법을 위해서는 많은 자료들을 찾고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분한 노력이 차곡차곡 쌓여야 제대로 된 글씨를 쓸 수 있는 금문. 때문에 금문을 쓰기 위한 산민의 공부 방식은 독특했다. 보통 글자를 찾아보기 위해 뒤적거리게 되는 자전과 옥편을 그는 독파한다고 했다. 금문의 여러 서체를 정확하게 익힌 후, 일필휘지(一筆揮之)로 써내려간다. 이는 창작하는 데도 요긴한 방법이다.

 

두 권의 저서 속에 정성껏 전통 금문을 담은 그는 열한번째 작품전 ‘채근담전-대 그림자 뜰을 쓸어도’를 통해 금문의 창작을 보여준다. (2일부터 10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

 

“‘금문으로 쓴 채근담’이 금문의 전통을 보여주고 있다면, ‘채근담전’은 금문의 새로운 창작입니다. 둘의 비교를 통해 전통과 현대적 변용을 분명하게 구분하고, 전통의 현대적 해석의 길을 제시하는 것이지요.”

 

서예의 지난(知難)함을 알고있는 그는 서두르는 법이 없다. 때로는 과감한 변화가 있으면서도 일관성을 지니고 있는 그의 글씨 역시 절제가 있다. 해를 거듭할 수록 단단함을 더해가는 서체다.

 

‘채근담’ 3백59점이 모두 소개되는 이번 전시는 금문 중심이지만, 한글과 행초서, 예서 등도 만날 수 있다. 3년 터울로 열어왔던 작품전이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의 총감독을 맡게되면서 2년 간격으로 당겨졌다. 긴장감을 늦추지 않기위한 그의 노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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