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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시담동인회 여섯번째 '금요시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시인들의 시심(詩心)은 마를 줄 모른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강인하게, 변해가는 세상에 대고 시인들은 시를 읊는다.

 

1994년 창립, 한 달에 한 번 금요일이면 시를 가운데 두고 만나온 금요시담동인회(회장 송희). ‘고집불통’ 시인들이 행여 ‘자기 시에 빠져 객관적으로 보지 못할 까봐’ 서로 교감하고 교류하는 자리다.

 

일상의 소소한 것들에서 가슴을 울리는 큰 것을 찾아내는 것이 시인일까. 여섯번째 ‘금요시담’은 작은 세상을 향한 여덟 시인의 큰 외침이 있다.

 

콘트라베이스 소리는 ‘어둠의 층층을 내리 누르는 소멸(‘玄1’ 중)’이고, 눈사람은 문상객도 없이 햇빛이 장례식을 치러준다(‘눈사람’ 중). 첫 장에서 만나는 임경신은 생성보다 소멸을 주목하며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힌다.

 

대출보증과 독촉장, 근저당 설정. 유대준은 ‘인생을 뒤엉켜 놓고 풀어 가면서 살라’고 하는 세상을 향해 ‘아직도 살아야 할 이유’를 말한다. 김현조는 “새살은 깊은 상처에만 돋는 법”이라며 풍요의 가을 보다 아픈 노동의 가을을 그렸다. 숨이 턱턱 막히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러나 삶에는 버릴 수 없는 희망이 있다.

 

예순을 넘긴 나이에도 안평옥은 수줍은 사랑을 노래한다. ‘눈 덮인 감나무 가지 끝의 까치밥 하나’를 보며 ‘그런 걸까? 사랑은’이라고 고민하고, 엑스레이를 찍다 몰래한 사랑이 방사선 필름에 묻혀 나올까 걱정한다.

 

박영택은 삶에서 고향에서 계절에서, 이 세상에서 사랑을 이야기하고, 박은주는 산과 고향 가는 차표 한 장, 너와 나, 지하철역, 바다 등 주변의 풍경에서 시를 전한다.

 

“한 사람 한 사람 재미나고 신비하다”는 송희는 ‘사고 팔기 민망한 지구를 가지고 흥정’을 하고, 지나가는 바람을 ‘수많은 몸을 가졌던 바람’이라고 짓궂게 놀리기도 한다.

 

“시인을 빠르게 발음해 보면 신이 된다”는 김기찬 시인은 감각적이고 독창적인 발상으로 ‘가을 전어’처럼 고소롬한 시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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