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재인촌 우듬지’(대표 김영오)가 창단 공연으로 11일과 12일 전북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지워진 이름, 정여립’을 무대에 올린다. 지난 2002년 창단 후 2년 만에 여는 첫 공연.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로 지역 연극계에 신선한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극단 답게 기성 배우가 아닌 대학생이 주축이 된 새내기 배우들로 창단 공연 무대를 꾸몄다.
이번 공연에 출연하는 대학생 배우는 모두 9명. 주인공인 정여립 역을 맡은 전북대 정운태(28·중문과4)와 장영경(23·일문과4) 등 2명의 연극 동아리 출신을 제외하고는 모두 연기 경험이 없는 신출내기들이다.
전북대 육광현(22·사학과2 휴학), 예원대 양세정(23·예술경영학부4), 이영준(23·예술경영학부2), 이진아(22·예술경영학부2), 김태훈(20·예술경영학부1), 전주대 서대석(24·건축공학과1 휴학), 호남대 남궁인(24·연극영화과2) 등. 끼있는 신인 배우를 물색한다는 소식에 열정 하나로 극단에 몸을 맡긴 이들이다.
번거로운 캐스팅없이 출연진이 확정된 지난 7월 말부터 발성 연습과 신체 훈련을 시작으로 5개월 동안 호흡을 맞춰왔다. 특히, 1인 3∼4역의 역할극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무대에서는 주인공인 정여립과 정철 역 조차도 백성 역할을 병행하는 ‘일인다역’을 감수해야하는 점 때문에 연극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고단의 연속이었다.
“기성 배우들을 배제한 것은 기존 연극과의 완전한 단절을 의미한다”는 김영오 우듬지 대표(40)는 “무대를 이끌어갈 새내기 배우들의 역할과 몫이 그만큼 컸던 탓에 그동안 연습을 게을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풍물단 ‘모악’과 ‘강령탈춤전승회’ 연습실에서 수 개월째 더부살이 연습을 하며 빠듯하게 창단 공연을 준비해왔다.
우듬지는 ‘부부 극단’으로 유명한 극단. 우듬지 상임연출가를 맡고 있는 정찬호씨(40)는 김 대표의 동갑내기 남편이다. 이번 작품 ‘지워진 이름, 정여립’은 정씨가 직접 희곡을 썼다. 희곡 작품으로는 이번이 두 번째지만, 지난 92년 극단 ‘황토’에서 떠난 후 13년 만에 맞는 무대이자 첫 연출이다.
전북을 무대로 창단된 극단인 만큼 창단 공연도 지역 인물로 올리자는 뜻에서 ‘정여립’을 소재로 삼았다.
전주시 색장동에서 태어난 정여립은 조선중기 동인과 서인의 당쟁에서 비롯된 기축옥사의 주동자로 낙인찍혀 진안 죽도에서 생애를 마친 선비이자 사상가. ‘천하는 공물인데 어찌 일정한 주인이 있으랴’라는 ‘천하공물설’과 함께 대동공화주의적 사상을 펼친 정여립을 중심 인물로 내세워 전주로 낙향한 후 대동계를 만들어 활동하다 진안 죽도에서 죽임을 당하기까지의 말년을 조명해본다.
우듬지의 첫 무대 ‘지워진 이름, 정여립’은 11일과 12일 오후 4시, 7시 총 4회 공연된다. 8천∼1만3천원(예매 5천∼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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