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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통문화도시를 가다 ⑨

과거 복원 아닌 새문화 만든다

2010년 완공목표로 추진중인 헤이궁복원사업은 평성천도 1300년 기념사업의 핵심이다. ([email protected])

710년 아스카시대를 거친 고대 일본인들은 나라(奈良)에 수도 헤이죠우코우(平城京)를 건설했다. 국가는 불교를 보호하여 많은 사원을 세웠으며 이곳을 중심으로 불교는 더욱 번성해 문화의 꽃을 피웠다.

 

그리고 74년후인 784년, 도읍이 다시 교토로 옮겨가자 헤이죠우코우의 대부분은 논으로 변했다. 그러나 사원은 그대로 남았고, 나라는 불교문화의 도시로서 새로운 역사를 맞게 되었다.

 

수많은 사찰과 신사가 도심에 그대로 남아 있는 고대의 수도 나라의 역사는 오늘에 이르러서도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도심 곳곳에 남아 있는 아름다운 건축물로 지켜지고 있다.

 

일본인들은 헤이조우코우 시대를 대륙과 교류하며 세계와 연결되어 있던 일본 최초의 대규모 국제 수도로 기억한다.

 

진취적 기상이 넘쳐 흐르며 국제적 색채가 풍부했던 덴표(天平)문화를 화려하게 꽃피운 수도의 역사.

 

오는 2010년 천도 1300주년을 맞는 나라는 불과 74년 길지 않았던 천도의 역사를 찾기 위한 대대적인 작업으로 분주하다. 이른바 ‘평성천도 1300년 기념사업’이다.

 

그러나 이 작업은 단순히 옛 역사를 반추하며 기리는 기념사업이 아니다. 지역주민들의 대대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이 사업은 과거를 복원하는데만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세계속의 역사 도시로 나아가겠다는 원대한 꿈을 실현하는 통로다. 관과 민이 의지를 모으고 나선 덕분에 활기가 넘치는 나라는 역사와 전통문화의 가치를 어떻게 발견하고 실현해나가는지를 보여주는 도시의 모범적인 예다.

 

천도의 역사, 새로운 교류시대의 막을 연다

 

나라현이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평성천도 1300년 기념사업’은 역사도시의 면모를 갖추는 본격적인 도시공간 조성의 성격을 갖고 있다.

 

이 사업의 목표는 역사와 문화를 통해 세계의 사람들이 모이는 교류 중심지로 나라를 만드는 것.

 

기념사업은 3가지다. 세계문화유산인 ‘헤이조궁’을 중심으로 국내외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역사와 문화를 만나고 즐기며 교류하는 국제적인 이벤트 ‘역사문화의 제전’, 역사와 문화를 통해 다채로운 교류 활동을 전개하는 중심공간으로서의 나라현을 조성하는 ‘역사문화의 국제교류지역’ 형성, 새로운 교류 무대로 ‘다시 소생하는 헤이조궁’ 복원이다.

 

‘고대의 수도에서 인간과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하면 세계의 미래가 보인다’ 는 기념사업의 슬로건은 나라현의 천도 1300년 기념사업이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보여준다.

 

나라현 기획부 ‘평성천도 1300년 기념사업준비사무국’ 이치류 시게루(一柳 茂) 차장은 이 기념사업의 취지를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되새겨 다음 세대로 계승하는 새로운 문화와 교류를 창출하는 만남과 감동의 무대를 만드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6년전인 1998년부터 천도 1300주년을 기획해온 나라현의 철저한 준비작업도 주목을 끈다.

 

기념사업은 나라에 천도한지 1300년이 되는 2010년에 맞추어져 있지만 대부분의 사업은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20-30년의 장기적인 계획으로 짜여져 있다. 그중에서도 나라현이 큰 기대를 갖고 추진하고 있는 중심적인 사업은 헤이궁의 복원이다. 나라 헤이조우코우 시대의 정치와 국가 의식의 중심지였던 궁터는 그동안에도 일본인들의 오랜 노력과 검증을 통해 광대한 지역이 특별사적으로 보존, 정비되어 왔을 정도로 일본에서도 유래가 드문 자산으로 꼽힌다.

 

헤이궁복원은 2010년 완공이 목표. 현재 제 1차 다이코쿠덴 세이덴(太極殿正殿)의 복원 정비가 추진되고 있다.

 

태극전은 천황이 즉위하고, 새해가 되면 하객들과 외국사절의 알현 등 국가의 가장 중요한 행사을 열었던 건물. 현재 진행중인 제 1차 작업대상은 나라시대 전반기에 활용되었던 건물이다.

 

“헤이궁이 복원되면 ‘청단색’ 빛을 발했던 고대 도성이 그 모습을 드러내 고대와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문화교류의 무대가 탄생하게된다”고 말하는 이치류 차장은 태극전으로부터 도심의 중심을 관통하는 주작문과 라조문(羅城門)을 잇는 주작대로의 복원도 큰 기대를 모으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헤이조우코우의 상징적인 거리가 될 주작대로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미래의 도시 구조 속에 품어 21세기의 대교류 시대를 선도하는 새로운 도시 창출을 위한 사업. 길이만도 3km에 이른다.

 

나라현의 천도 1300년 기념사업은 관이 주도하고 있지만 민간과의 적극적인 결합이 주목을 끈다. 문화자원봉사자 그룹인 ‘주쿠’, 문화예술창조네트워크, ‘나라학’를 위한 네트워크 등은 대표적인 결합체.

 

전통 깊은 옛 도시 ‘나라’의 세계를 향한 도전에는 시민운동 네트워크가 긴밀하게 맞닿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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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안태성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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