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의 소통과 생산적인 대화를 모색하는 쌈지스페이스 연례기획 타이틀 매치 세번째 전시에 군산대 이건용 교수(63)가 초대됐다. 7일부터 2월 17일까지 서울 쌈지스페이스 전시장에서 열리는 ‘이건용 VS 고승욱’.
원로작가의 현재 작업을 신진 청년작가와의 대결 구조 속에 위치시키는 이번 기획에 20세기 아방가르드 이교수의 상대작가로는 21세기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고승욱씨(37)가 선정됐다. 언어분석적인 유희로 특유의 풍자적·비판적 시각을 담아온 고씨는 우리 사회가 잃어가는 인본주의를 시사하는 작품으로 최근 아파트 재개발로 사용이 중단된 부지에서 놀이를 하는 모습을 담은 ‘노는 땅에서 놀기’를 발표했다.
한국미술사에서 이벤트, 설치, 개념미술의 도입과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온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이교수와 젊은 작가 고씨의 만남은 실험적 작품세계에 대한 비교와 시대정신의 변화를 보여준다.
회화, 사진,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일궈내는 두 작가의 작업을 시대별로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서로의 작업을 패러디해 더욱 흥미롭다. 이교수는 고씨의 ‘노는 땅에서 놀기’를, 고씨는 이교수의 ‘신체드로잉’을 재해석해 개성있는 작가정신도 발견할 수 있다.
한국사회의 모순과 병폐를 고발하는 작가들의 날카로운 시선도 살아있다. 이교수는 우리 사회가 실업자들에게 가했던 폭언과 불황으로 부도가 지속되는 현 경제구조를 명제화하는 문장을 부착한 설치작업 ‘구조조정’을 발표하고, 고씨는 기득권자와 비기득권자의 불균형한 관계를 비판한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이들은 개인의 경험을 들려주고 시각을 교류한다는 의미로 된장과 케첩을 서로에게 발라주는 스튜디오 퍼포먼스를 열었다. 당시 기록사진이 이번 전시에서 슬라이드쇼로 공개될 예정.
31일 오후 5시 전시장에서는 토론회도 마련된다. 평론가 이영철, 정헌이씨가 참여, ‘이건용과 고승욱의 작업을 중심으로 현대미술에 제 이슈를 논한다’를 주제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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