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람들이 떠난 빈집을 생기있는 밝은 색으로 물들인다. 지난 여름 ‘빈집에서 놀기’에 이어 겨울날, ‘빈집에 색칠하기’가 시작됐다.
12일부터 14일까지 남원시 산내면 대정리 매동(梅洞)마을에서 열리는 ‘빈집에서 미술캠프’.
7백여년의 역사가 깊은 매동마을(지리산 실상사 인근 뱀사골과 백무동 갈림길)은 공동체 유대가 좋아 상생의 기운이 높은 마을. 이번에는 공공작업소 심심(소장 김병수)이 우석중학교 학생들과 함께 캠프를 열지만, 무작정 찾아가도 반겨주는 정겨운 자리다.
빈집 마당에 가마를 설치해 ‘오물딱 조물딱’ 흙인형을 만들어 보는 것이 미술캠프의 주요 프로그램. 흙인형을 만들기 위해 마당을 정리하고 가마 땔감을 구하러 다니거나 흙인형 받침대를 만들어보는 모든 과정이 도시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이다. 테마가 있는 흙인형 마을을 만드는 공동작업을 통해 협동심도 기를 수 있다.
매동마을 민가에서 머무르는 2박 3일간의 캠프는 마을의 이곳 저곳을 돌며 자연을 가까이 접하고 시골마을의 푸근한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기회다.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는 마을축제 및 공연을 비롯해 겨울밤 가마에 불을 지피면서 고구마를 구워먹는 즐거움도 빠질 수 없다.
온 몸으로 즐길 수 있는 미술캠프는 청소년들의 상상력과 감성적 사고를 이끌어내는 교육적 프로그램. 미술가 소영권 김영은씨와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있는 유혜성 강승호씨가 강사로 참여한다.
기획을 맡은 소영식씨는 “지난 여름에 비해 좀더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 빈집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싶었다”며 “이번 캠프가 컴퓨터 앞에서만 웃고 떠드는 요즘 아이들에게 도시 속에서는 누릴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즐길 수 있는 놀이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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