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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바위 암각문자 '시대논란'

청동기시대인가, 100여년전 근현대 작품인가

익산 범바위 암각문자는 청동기시대 새겨진 것일까, 불과 1백여년 전 작품일까.

 

익산시 낭산면 호암리 범산 암각문자 생성시기를 두고 논란이 일고있다.

 

익산고적연구회(회장 진형섭)는 17일 “범바위 암각문자는 청동기시대에 단순 부호나 기호 과정을 거쳐 문자로 가는 길목에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라금석문연구회(회장 김진돈)는 18일 “암각화·서화·금석문전문가와 현지를 방문 조사한 결과, 범바위 암각문자는 1백여년 전에 생성된 근현대 작품”이라고 반박했다.

 

전라금석문연구회가 주목한 것은 암각문자의 조형과 범산의 지리적 여건.

 

김진돈 회장은 “청동기시대는 그림과 글씨의 구분이 명확치 않은 시대”라며 “범산 암각문자에서는 해서, 예서, 전서의 필획이 나타나고 있어 그 시기가 많이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암각문자에 나타난 ‘千’ ‘明’ ‘金’ ‘正’ 등만 보더라도 해서의 자형을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의 글씨며, ‘千’자에서 삐침이 관찰되는 것으로 보아 시대를 멀리 거슬러 올라갈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회장은 “청동기시대 암각문자가 일반적으로 하천을 끼고 나타나는 것에 반해, 범산 바로 밑으로는 큰 강이 흐르지 않고 있다”며 지리적 조건도 맞지않는다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것은 암각문자를 새긴 인물. 김회장은 “북서쪽에 위치한 암각문자에서 작자로 추정되는 ‘金’(김)자와 ‘明禾’(명화)라는 글자가 나온다”며 특히 ‘明’(명)자는 남서쪽에서도 발견돼 작자 이름과 상당히 관련돼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전라금석문연구회의 주장에 대해 김창고 익산고적연구회 책임조사원은 “고조선 시대 ‘산목(算木)문자’와 함께 해서 등이 발견되는 것은 청동기시대 이후 누군가 덧씌운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리적 조건 역시 과거 금강이 범산 일대까지 들어왔던 흔적이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두 단체의 연구결과 공통점도 발견돼 관심을 끌고있다. 5호 바위에 나타난 호랑이 얼굴의 눈과 코는 문자가 아닌 그림이라는 것, 해석할 수 없는 기호들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아 주술적 용도로 쓰인 것 같다는 것 역시 공통된 견해다.

 

연대측정을 둘러싸고 두 단체가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기호나 서체, 그림 등이 발견되고 있는 범바위 암각문자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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