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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현상의 객관적 시각

수필가 김지현씨의 <표면적 줄이기>

‘허리가 굵어진다는 것은 단순한 뜻이 아닐 것이다. 굵어진 허리만큼 세상사에 관한 욕심도 불어났을 것 아닌가.’

 

‘늘어난 허릿살을 잡으며 허욕의 덩어리를 조금씩 떼어내겠다’는 수필가 김지헌씨(45)가 두번째 수필집 <표면적 줄이기> (수필과비평사)를 펴냈다.

 

“막상 두번째 책을 내놓고 나니 그간의 공백 탓에 걸리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에요. 첫 작품집은 첫번째라는 이유만으로도 미흡함에 관대할 수 있지만, 두번째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교정을 보면서도 안타까운 생각이 더 깊었어요.”

 

첫 창작집 ‘울 수 있는 행복’ 이후 7년만의 수필집. 김씨는 “목소리 톤이 너무 높거나 어조가 강해서 아직 덜 성숙된 자신의 내면을 보이는 것 같아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가란 자기 이야기를 풀어놓고 나면 더 큰 세상으로 옮겨가기 마련. 사소한 일상을 말하던 그의 시선은 이제 사회적 문제들로 옮겨갔다.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고 누구나 공통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회적 현상들을 주목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제 마음과 시각도 달라졌어요. 개인사를 말할 때 조근조근함은 사회를 향한 거친 목소리로, 따뜻한 감성의 자리에는 냉철한 이성이 파고든 것 같아요.”

 

“감정적 흔들림이 있기 때문에 글을 쓰지만,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대상을 보려고 애쓴다”는 김씨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문학이론을 의식하며 수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을 생각하며 쓴 ‘표면적 줄이기’는 최근 제10회 신곡문학상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살아가면서 눈에 띄거나 저에게 맞는 소재들이 있으면 글 속으로 가져오고 싶어요. 대신 쓰는 방법을 더욱 고민하고 싶어요.”

 

‘배설에 관한 단상들’에서 메타기법을 시도한 김씨는 “기법이나 형식 등의 변용을 통해 수필의 미학을 찾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한 권 이상 분량의 소설들이 모아졌다”는 김씨는 박사 논문으로 미뤄온 첫 소설집을 올 가을 펴낼 계획이다. 부안에서 태어나 광주여대 문예창작과를 졸업, 조선대 국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2년 ‘수필과 비평’(수필), 200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를 통해 등단했다. 현재 모교에 출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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