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있던 역사·전통 많이 공부"
“잊고있던 역사와 전통을 모처럼 공부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전통과 문화재가 가장 잘 살아있는 마을이 바로 전주인 것 같아요.”
‘엉겅퀴꽃’의 민영 시인(71). ‘한국 문단의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시인은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 초대로 전주를 찾은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들 중 최고령이었다
“한승원, 현기영, 염무웅, 송영 등 또래의 친구들이 전주에 함께 내려오지 못해 아쉽다”고 밝힌 그는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의 맥을 잇고있는 공간이 상처를 많이 받고있는데, 전주는 고장을 지키려는 이 곳 사람들의 노력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몇년 전 보다 전주가 많이 발전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한옥마을을 돌보기 전에는 옛 것이 초라하게 남아있는 것 같아 싸늘한 느낌이었는데, 오늘 보니 전통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옥마을을 보존하고 있는 것 같아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그는 “다만 경기전에서 가마 등에 대한 보호시설이 허술해 훼손이 염려됐다”고 걱정했다.
“이만한 역사문화도시가 없는데, 전주가 전통문화중심도시를 추진하기로 한 것은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전주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한국 안에서도 전통이 살아있는 도시는 문화적 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골동품적인 사고 때문이 아니라 우리 것이기 때문에 옛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욕심을 부려 한꺼번에 전통문화중심도시를 이뤄내려는 것보다 전통문화의 의미를 곱씹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통문화의 원형을 보존하면서도 오늘에 맞게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을 찾는 것이 전주의 숙제인 것 같다’는 것이 그의 조언.
지난해 고희를 맞아 시선집 ‘달밤’을 펴낸 그는 전주의 인상을 가슴 깊이 새겨 전주를 소재로 한 작품을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창립부터 활동해 온 시인은 현재 민족문학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있다. 강원도 철원 출생으로 유년시절을 만주에서 보냈으며, 1959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했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 만해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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