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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해주고 싶은 세상 아버지의 이야기

김용택시인 '아들 마음 아버지 마음'

“아버지가 아들을 바라보는 마음은 늘 간절하고 걱정스럽죠. 잔소리를 안하면 어쩐지 껄적지근하고, 잔소리를 하면 또 괜히 그런 소리를 했구나하고 후회를 하죠. ”

 

‘우리 아빠 같은’ 김용택 시인과 ‘우리 아들 같은’ 민세(19)의 대화. 김용택 시인(57)이 아들에게 보낸 편지를 묶어 「아들 마음 아버지 마음」(마음산책)을 펴냈다. 다 큰 아들에 대한 바람과 기대, 꾸지람, 잔소리 등 아버지로서 해줄 수 있는 말들은 모두 집어넣은 이 책은 세상의 아버지와 아들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다.

 

“책 읽을 시간이 넉넉치 않은 아들에게 한 편의 에세이를 보내듯 쓴 편지들입니다. 책으로 엮을 계획은 없었지만, 이 땅을 살아가는 부모와 자식 간의 일이 극히 사사로울지라도 그것이 우리에게 보편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 생각했죠.”

 

2002년 봄부터 올해 초까지 민세가 대안학교 한빛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할 때 보낸 편지 50통을 모은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아들의 염색한 머리 색깔을 보고는 “솔직한 심정으로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며 꾸짖기도 하고, 윗옷을 벗고 자는 습관 때문에 감기를 달고사는 아들에게 “잠잘 때 꼭 속옷 입고 자거라”는 세심한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딱 한 통 뿐이었다”는 민세의 답장도 소중하게 실었다.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일등이 되고 일류대학에 가기를 하나같이 소망합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모두 다 일등을 할 수는 없고, 모두 일류 대학에 갈 수는 없어요.”

 

“나무와 풀, 자연을 연구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넌지시 권해봤지만, 민세는 세계적인 요리사가 되겠다며 미국 유학을 떠났다.

 

“나는 꿈 없이 마구잡이로 살았지만 아들은 그러지 않기를 바라게 되네요. 아이들 나름대로 자신의 가치관을 세우고, 인생관에 맞춰 사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막상 민세가 요리사가 되겠다고 하니 여러 고민이 많았다는 시인은 아들이 평생을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을 택하길 바라는 쪽으로 마음을 바꿔먹었다.

 

“지금도 편지를 쓰냐고? 나는 이따금 쓰고, 지금은 민세 엄마가 쓰지!”

 

아버지는 아들이 혼자만 잘 먹고 혼자만 잘 살겠다는 째째한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들들이 큰 산과 같은 큰 마음을 지닌 큰 사람이 되길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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