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의 발원지인 금강문화권의 역사적 성격을 통사적으로 조명한 책이 나왔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답사과목을 전공필수교과로 개설한 국민대학교 국사학과(주임교수 조용욱)가 역사문화유적총서 ‘우리 역사문화의 갈래를 찾아서’ 네번째 시리즈로 펴낸 「금강문화권」(역사공간)이다.
문화권은 행정 구역과 달리,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서 통혼권(通婚圈), 생활권, 학맥 등이 어우러져 형성된 역사문화공간. 금강문화권은 분지나 산이 아닌 ‘금강’이라는 물길을 통해 ‘강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문화권과 차별된다.
물길을 이용한 교통이 발달했고, 곡창지대로 물산이 풍요로워 개방성과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는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금강문화권은 고대문화의 발원지이자 백제문화의 중심지, 조선을 지배한 서인 세력의 본산을 거쳐 근대 변혁의 중심지였다. 근대 이후, 풍요한 사회경제적 기반을 갖춘 금강문화권은 일제 침략과 식민 수탈로 전통적 질서가 파괴된다. 철로의 개통은 금강 수운의 쇠퇴로 이어지고, 수 천년동안 유지되어 오던 금강문화권은 변화를 맞게 된다.
동서로 길게 분포됐던 금강문화권 권역은 경부선 호남선 장항선 등의 철도 개통으로 대전 논산 군산 등을 중심으로 한 지역권으로 분산되기 이른다.
현대에 이르러 금강 북부와 남부 지역은 고질적인 ‘지역감정’에 의해 전라와 충청으로 행정 구역이 갈라지고, 동일 문화권의 동질성이 크게 약화된다.
금강문화권을 역사통사적으로 조명한 연구집필진은 전라, 충청인들이 함께 어울렸던 이곳 역사 복원을 통해 ‘망국의 병’으로 일컫는 지역감정을 꼬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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