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이도 먹어가니 자리를 잡아야 겠다 생각했죠. 화가는 당연히 열심히 그림을 그려야 하지만, 인간 관계도 좋아야 해요. 선배, 후배, 동료들이 그림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모여들고 지나던 사람들에게는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서양화가 이성재씨(58)가 상설개인전시관 ‘이성재 갤러리’(전주시 전동 187-5)를 열었다. 선후배들의 전시마다 빠짐없이 찾아가 얼굴 마주치고 용기를 주던 그의 갤러리 개관 소식에 손님들은 쉴 틈 없이 찾아든다.
이미 1999년 경원동에서 개인갤러리를 열었었지만, 건물 임대 과정에서의 문제로 1년을 못 채웠다. 작업실이 있는 후배들에게 늘 “일부는 작품을 걸어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라”고 권해왔던 이씨는 “그 때 갤러리 문을 닫으면서 속이 많이 상했다”고 털어놓았다.
“과거 작업실은 비좁았는데, 넓은 공간에서 필요한 도구들을 나열해 놓고 작업한다고 생각하니 창작의 자유스러움이 느껴져요. 갤러리에 작품을 걸며 지난 세월을 되돌아 보니 흐뭇한 생각에 괜시리 멎쩍은 웃음도 지었습니다.”
전체 공간 50여평 중 20평은 전시장으로 나머지는 개인 작업실로 꾸몄다. 2층은 살림집이다.
전시 공간이 좁아 외부 초대전이나 대관전은 하지 않을 계획. 대신 과거 경원동 갤러리에서 진행해 왔던 ‘도자기 장터전’을 한옥마을 문화행사 시기에 맞춰 열고, 예술인과 일반인들이 친숙해 질 수 있는 기획전을 고민하고 있다.
“그림들도 창고 밖으로 나와 바람 좀 쐬어야죠. 이번에 개관하면서 보낸 초대장은 유효기간이 없습니다. 언제든지 오셔서 차도 들고 그림도 구경하고 가세요.”
새 작업실에서 작가는 무엇을 그리고 있을까.
“오랜 세월 그려온 것이지만, 더 잘 그리는 것 보다 좀더 다르게 그리는 것이 항상 고민이었다”는 그는 요즘 ‘자연의 초상’ 시리즈로 정물을 그리고 있다. ‘이성재 갤러리’에 오면 유리창 너머로 작가의 작업실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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