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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교수의 재미있는 '익은말'] '재담하다 상처한다', '송도 외장수'

재담하다 상처한다

 

허튼 농담을 진실로 듣거나, 그러할 가능성이 있을 때 인용되는 익은말이다.

 

<근원설화>

 

어느 촌에 사는 선비가 의관을 갖추고 외출하려니까 그 부인이 어디에 가느냐고 물었다. 선비가 농담으로 “왜 건넛마을 이과부 있잖아. 이과부에게 여러 사람이 재가(再嫁)하라고 하니 굳이 거절하면서도 오직 배우자가 나라면 모르겠다고 하더래. 얼굴도 예쁘고 솜씨가 좋다니 오늘은 가서 데려올까 해서” 하는 실없는 농담을 하고 외출했다.

 

그런데 저녁때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가 대들보에 목을 매어 죽어 있었다. 그렇게 예쁘고 솜씨 좋은 여자를 첩으로 데려오면 남편이 나를 돌아보지도 않을 것이니 살아서 무엇하랴 하는 생각에서였다.

 

 

송도(松都) 외장수

 

이러면 좋을까, 저러면 좋을까 망설이다가 일을 그르치거나, 남의 말만 듣고 허둥대다 손해를 보았을 때 ‘송도 외장수 갔다’고 한다.

 

<근원설화>

 

송도 즉 개성 외장수가 한양의 외값이 비싸다는 말을 듣고 몇 수레를 싣고 갔더니 며칠 새에 값이 헐해져서 밑지게 되었는데 소문에 평양 외값이 크게 올랐다는 말을 듣고 다시 평양으로 싣고 갔더니 외가 다 썩어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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