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바람을 탄 출판계에 평온한 마음을 위한 ‘명상’이 유행이다. 요가와 참선 등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호흡과 명상을 소개하는 수양 서적들이 앞다퉈 발간되고 있는 요즘, 명상은 출판계의 대표적인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명상에 목말라 하는 현대인에게 청정한 샘물이 되고 큰 나무의 그늘 역할이 되어 주는 이들 서적은 세상을 관조하는 수련법을 소개하며 시대를 성찰하는 마음 수양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산색(山色) (운서 주굉 지음/ 호미)
선가(禪家)의 최고 덕목은 묵언이다. 철저히 깨닫기만을 강구할 뿐 말로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1991년 완역본 형태로 처음 소개되었던, 중국 명나라 고승인 운서 주굉(1535~1615)의 수필집 「죽창수필」 3권 450여 편의 이야기 가운데 142편을 뽑아 엮은 책.
스님은 수행 중 떠오른 단상을 짬짬이 옮겨 적었다. ‘때때로 보고 느낀 것을 죽창 아래에서 붓 가는 대로 적었다’는 이 수필집의 글들은 단순 소박하면서도 삶의 본 모습과 인생의 참뜻을 되새겨준다. 역사 속 인물이나 당대 사람의 일화와 기담, 저자의 경험담, 깨달음이 담긴 단상, 구습에 대한 비판, 수행자들에 대한 질책, 올바른 수행법 등 다양한 주제가 있다. 승가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원숙하면서도 날카롭다.
△감정의 연금술(타라 베넷 골먼 지음/ 생각의나무)
일상적 감정의 변화를 통해 영혼을 치유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심리치료사인 저자는 사물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게 해주는 ‘깨어 있는 마음’이 우리의 일상 뿐만 아니라 사고 구조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고대 불교와 동양의 명상법, 미국 인지심리학의 성과를 엮어 ‘감정의 연금술’이라는 독특한 심리명상법을 만들어낸 그는 자신의 이론을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에 기대어 설명하며, 현대인의 마음을 ‘벌레가 우글거리는 깡통’에 비유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욕망같은 벌레 때문에 행복한 삶을 누리지 못한다고 말한다. 자기 파괴적인 감정 습관들을 이겨낸 사람들의 내밀한 체험담도 담았다.
△화(틱낫한 지음/ 명진출판사)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 명상 서적으로는 최단 기간 최고 판매부수를 올린 책이다. 마음을 다스리면 평안을 얻을 수 있고 행복에 이른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치밀어오르는 화를 구체적으로 푸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와 함께 불교계의 상징적 인물인 틱낫한 스님은 그 어느 것도 화를 푸는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고 말한다. 남을 탓하거나 스스로를 자책하는 것은 금물. 그는 ‘화’를 울고 있는 아기라고 생각하고 보듬고 달래라고 충고한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말하는 저자는 어떠한 자극에도 감정의 동요를 받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하는 방법을 깨우쳐야한다고 강조한다. 온몸으로 부처의 가르침을 실천해온 틱낫한 스님의 신념이 그대로 전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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