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극회 11차례 공연 평균 객석점유율 100% '흥행 돌풍'
“비좁죠? 불편하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전북연극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장기 공연에 들어간 소극장 ‘판’의 ‘행복한 가족’이 평일 객석점유율만 70%를 넘어서는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전주 창작소극장 무대를 장식했던 창작극회의 ‘장사의 꿈’이 대박을 터뜨리며 막을 내렸다.
99석 규모의 창작소극장에서 이 기간 총 11차례 공연된 ‘장사의 꿈’을 본 관객수는 모두 1300여명. 평균 객석점유율 100%를 웃도는 전례없는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그동안 관객 기근에 시달려 온 연극계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창작극회는 여세를 몰아 전북연극제가 끝나는 5월 중 ‘장사의 꿈’을 다시 무대에 올리는 장기 앵콜 공연을 구상 중에 있다.
홍석찬 창작극회 대표는 “작품성과 기획력에 치중했던 것이 관객 동원에 주효했던 것 같다”면서 “이번 무대의 특징이었던 ‘관객층의 다변화’가 무엇보다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연극 ‘장사의 꿈’이 장안의 화제가 되기까지는 철저한 ‘맨투맨 방식’의 홍보 전략을 빼놓을 수 없다. 더 이상 앉아서 관객을 기다릴 수만은 없었던 절실함이 흥행의 비결로 작용했다. 연극 공연이 있는 소극장 ‘판’은 물론 전주 시내 공연장과 전시장을 대상으로 홍보에 열을 올렸고, 도청과 시청 문화 관련 부서를 찾아 협조를 끌어냈다. 또 창작극회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홍보를 적극 활용, 각종 이벤트를 내걸어 관객몰이에 나섰다.
이번 ‘장사의 꿈’ 작품을 계기로 전문 기획자의 길로 나선 박영준 창작극회 기획실장은 “연극 수요층이 한정돼 있는 것이 그동안 홍보하는데 가장 어려웠던 점이었다”며 “어느 정도 관객들이 몰리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결국 파급 효과로 관객 동원에 성공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체 관객 중 유료 관객수는 60%. 나머지 40%를 문화소외계층을 위해 문턱을 낮춘 것이 관객 동원에 주효했다.
창작극회는 홍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전북연극제 참가작이면서 23일부터 5월 1일까지 창작소극장 무대에 올릴 차기작 ‘삽 아니면 도끼’ 홍보에 벌써 뛰어들었다.
지난 90년대 후반 흥행작이었던 ‘말괄량이 길들이기’(98년), ‘택시드리벌’(99년) 이후 6∼7년만에 흥행 돌풍을 일으킨 창작극회의 ‘장사의 꿈’은 오는 20일 제21회 전북연극제 개막을 앞둔 지역 연극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장사의 꿈’ 연출을 맡았던 류경호 전북연극협회장은 이번 흥행을 전북연극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설명했다.
류 회장은 “1백석이 채 안되는 소극장의 열악한 규모를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던 무대였다”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별도 소극장 마련을 위한 기금 조성의 필요성이 연극계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년 4월 연극제로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해왔던 전북연극계가 올들어 소극장 활성화에 한 목소리를 내면서 일찌감치 내놓은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지역 연극계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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