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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전주국제영화제] 정수완·유운성 프로그래머

“대중성있는 영화의 비중이 많아졌다는 의미가 상업영화를 가져왔다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항상 창조적이고 실험적이었던 전주영화제의 ‘자유, 독립, 소통’을 지켜나가면서, 그 안에서 비교적 낯설지 않은 영화들을 선택한 것이죠.”

 

‘마니아’와 ‘대중성’ 사이에서의 고민은 전주영화제의 여전한 과제였다.

 

2005전주국제영화제는 3년차 정수완 프로그래머(42)와 새롭게 합류한 유운성 프로그래머(32). 이들이 선택한 영화는 31개국 176편. 500여편의 영화를 둘이 함께 보며 전주영화제의 색깔을 하나로 내기 위해 노력했다. 출품작 수가 최대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보고 또 보고 선택한 것들’이다. 기본적으로 둘 다 동의하는 영화를 택했지만, 더러는 서로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또 설득당하기도 했다. 지난해 프로그램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올해 고민은 더욱 힘들어졌지만, 반대로 더욱 즐거웠다.

 

“비평가주간에서 활동해 왔고 고향도 전주라서 누구보다 전주영화제가 특별해요. 저에게 주어졌던 영역이 한국단편에서 국내외 장단편으로 넓어져 스스로 선별기준을 엄격하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유프로그래머는 “미학적으로 기본을 갖춘 영화를 우선 선택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섹션의 이름에 걸맞는 것들로 채우기 위해 필요에 따라 장르와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그러나 섹션의 확대와 축소 등을 통해 성격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올해는 섹션별로 관객 취향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디지털 스펙트럼’은 디지털 매체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영화의 전 영역으로 섹션의 성격을 확대했고, ‘시네마 스케이프’는 세계 영화팬의 관심을 받고있는 거장과 중진들의 작품을 모았다. ‘영화보다 낯선’은 섹션 규모는 줄였지만 집중도를 높였고, ‘영화궁전’ 상영작들을 늘리거나 ‘불면의 밤’ 상영작을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영화로 구성하는 등 구획정리를 분명히 했다.

 

“올해 전주영화제에는 다양한 경험이 있습니다. 독도 수호 의지를 강하게 다루고 있는 북한영화와 일장기 앞에 충성하는 과거 한국영화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상징적이겠죠. ‘마그렙 특별전’ 역시 생소하고 낯설지만 아름다운 북아프리카 영화를 만날 수 있어요.”

 

가장 애착이 가는 섹션을 물었다. 정프로그래머는 프린트 수급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소마이 신지 회고전’을, 유프로그래머는 피터 쿠벨카 감독이 직접 전주를 찾아 26년 만의 신작을 상영하고 강연회를 여는 ‘영화보다 낯선’ 섹션을 꼽았다. 소마이 신지는 80년대 일본 독립영화의 대표적인 감독이고, ‘영화보다 낯선’은 아방가르드 감독을 통해 실험영화를 이해할 수 있는 작업의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올해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느낀 것은 독립영화의 매체적 관심이 디지털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 전주영화제의 두 축인 ‘독립영화’와 ‘디지털영화’가 미래와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는 증거다.

 

전주영화제는 여전히 젊다. ‘연륜’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주류와 비주류, 도전과 실험 등 모든 가능성에 열려있는 자세때문이다.

 

두 프로그래머들은 ‘전주영화제가 어렵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편안하게 영화제를 찾아달라고 말했다.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짜릿한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은정·안태성·도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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