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스펙트럼' 섹션 심사위원 반전영화 바흐만 고바디 감독
“나는 정치적인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진정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죠. 쿠르드인들은 정치를 모르지만, 모든 국가가 내 나라를 정치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디지털 스펙트럼’ 섹션의 심사위원으로 ‘2005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바흐만 고바디 감독(37). 그는 이란과 이라크 국경지역에서 밀수품을 운반하는 쿠르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 <안개 속의 삶> 으로 클레르몽페랑 단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작품으로 인연을 맺은 어린 남매의 삶을 깊이있게 담은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은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역시 이라크 국경지역 쿠르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거북이도 난다> 는 베를린영화제 평화영화상을 수상했다. 거북이도> 취한> 안개>
이란계 쿠르드인 최초의 영화감독으로, 정치적 소용돌이에 내몰린 민족의 삶을 진지하게 담아온 감독의 첫 방한에 많은 언론이 눈과 귀를 기울였다.(2일 오전 11시 메가박스 기자회견장)
“반전에 관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이라크에 갔다가 어른들 보다 힙겹게 전쟁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알게 됐죠. 아이들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나 역시 어린시절 크고 작은 전쟁을 겪었기 때문에 고통받는 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담고 싶었습니다.”
고바디 감독은 “ <거북이도 난다> 에서 아이들은 정치적 이유 없이 단지 삶을 위해 지뢰를 모아 내다 판다”며 <거북이도 난다> 의 아이들 중 장님이었던 아이는 병원에 데려가 눈을 뜨게 해 줬고, 나머지 아이들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말했다. 거북이도> 거북이도>
고바디 감독은 2년 전 디지털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전주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에 동참했었지만 당시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느라 전주에 오지 못했다. 관객들 앞에 디지털의 새로운 세계를 펼쳐놓았던 그는 “35㎜ 작업에 비해 디지털은 과정이 간단하고 스탭의 인원이 적어 작업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다”며 ‘디지털’이란 매체를 중심에 두고있는 전주영화제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전주영화제에 오면서 70분짜리 ‘비하인드 신’을 가져왔어요. 제 영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자료가 될 텐데, 하루 정도 전주영화제에서 상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손님으로 온 관객들에게 한가지 음식이 아니라 다양하고 에너지 넘치는 음식들을 대접하고 싶다”는 고바디 감독은 “영화제가 같이 커뮤니케이션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칸에서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을 비롯해 몇 편의 한국 감독 작품들을 봤습니다. 한국영화만의 독특하면서도 깊은 정서가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봄,>
고바디는 “기술적으로 앞서있는 한국 스텝들과 질적으로 양적으로 우수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한국과 쿠르드는 똑같이 K로 시작하기 때문에 그렇게 멀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농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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