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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전주국제영화제] '여성성' 여성감독들 카메라에

뤼실 하지할릴러비치 감독(왼쪽), 프랑소와즈 로망 감독 ([email protected])

카메라가 여성을 비추기 시작했다.

 

렌즈 속 여성은 세상에 의해 더욱 강한 울타리에 옭아매여진다. 스스로 삶을 개척하는 모습은 오히려 낯설지만 관객들은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금새 눈치채 버린다.

 

여성의 일상과 사랑, 그리고 정체성. 그동안 잊거나 잃어버렸던 여성의 자유다.

 

2005전주국제영화제도 ‘여성성’에 대한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 여성을 소재로 하거나 여성감독이 연출한 작품들은 섬세하지만 깔끔하고 담백하다. 감독들은 영화를 통해 여성을 세상의 안쪽으로 끌어들인다.

 

여성감독들이 말하는 여성의 이야기는 좀더 예민하다. 그들의 순결 <이노센스> (뤼실 하지할릴러비치)와 여성들의 공간이자 자유의 공간인 궁전의 밑바닥 부엌 이야기를 다룬 <궁전의 침묵> (무피다 틀라틀리).

 

높다란 담장으로 둘러싸인 마을. 사람들은 마을 밖으로 나갈 수 없으며, 가장 나이가 많은 소녀들은 밤마다 어디론가 불려나간다. 소녀에서 어른의 세계로 진입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그린 <이노센스> 는 여성 감독 특유의 섬세함과 풍부한 감수성이 담겨있다.

 

1994년 토론토영화제 비평가상 수상을 통해 세계적인 여성감독의 반열에 오른 무피다 틀라틀리는 전통적인 튀니지 집안에서 자랐다. 그런 그가 억압 받는 여성의 해방과 권리 찾기를 보여준다. 튀니지의 이국적인 정취와 무슬림 전통을 매력적으로 담아내면서도 페미니즘적 관점으로 여성의 위치와 남성 특권을 고발했다.

 

<나, 클라우디아> (크리스 에이브러햄)와 <앙 가르드> (아이세 폴랏)는 10대 소녀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남성 감독이 바라보는 소녀의 성장기인 <나, 클라우디아> 는 조숙하고 시니컬한 10대 소녀 클라우디아의 시선을 통해 성장의 상처가 발가벗겨지듯 내밀하게 드러난다. <앙 가르드> 의 앨리스는 여자 기숙사 학교에 들어갔지만,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점점 고립된다. 우연히 바베린과 친구가 되면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지만, 둘 사이는 한 소년의 등장으로 돌변하게 된다.

 

감성적인 화면과 담담한 어조, 사람과 자연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한 폭의 수채화를 펼쳐내는 <추수기> (마리나 라즈베즈키나). 주인공 안토니나는 러시아의 한 시골 마을에서 유일한 여자 수확기사이면서 가장 유능하다. 정부에서 주는 상인 붉은 깃발을 받은 이후, 가난하지만 꿈이 있었던 그녀의 가정에 조금씩 먹구름이 낀다. 무엇인가에 집착하면서 소중함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에 대한 슬픈 우화다.

 

사랑에 사로잡힌 여자는 어떤 모습일까. <미지의 여인에게서 온 편지> (쉬 징레이). 사춘기 시절부터 여인은 한 남자의 주위를 맴돌며 한결 같은 사랑을 바치지만, 남자는 그녀의 존재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카메라와 나> (프랑소와즈 로망)와 <우피> (리우 지아 인), <스키조> (구카 오바로바), <시네바르다포토> (아네스 바르다) 등도 영화를 통해 변화하는 여성의 삶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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