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막을 내린 제47회 전주풍남제는 풍남제의 위상과 향후 축제의 방향 정립을 과제로 안겼다. 축제의 기획내용은 예년보다 한층 성숙됐지만 기획의도가 현장에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고, 일부 프로그램은 지역경제살리기의 목적의식이 지나치게 부각되면서 방향성이 상실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올 풍남제는 ‘풍요로운 천년전주, 전통의 맛과 멋’을 주제로 먹거리·볼거리·즐길거리 등의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내세웠다.
그러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꾸려 큰 호응을 얻은 ‘온고을 풍류’와 ‘흥겨운 풍물굿’, 올해 처음으로 시도한 ‘세계풍물벼룩장터’ 정도를 제외하고는 특색있는 프로그램이 눈에 띄지 않았다.
특히 풍남제의 핵심이랄 수 있는 전통풍물장터는 박제화되다시피해 풍남제만의 색깔을 보기 위해 찾아온 방문객들을 실망시켰다. 남부시장 활성화를 위한다며 풍남문 주변에 조성된 풍물장터는 과거 전주난장을 재현하는 시연장이 없는 단순 전시·판매장이었다.
해마다 방문객들의 시선을 모았던 대장간과 튀밥코너는 장소협소와 화재발생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제작과정 시연이 취소되거나 대폭 축소됐다. 또 60여개의 부스 가운데 적지않은 수가 비어 있어 장터 분위기는 썰렁했다.
공간활용도면에서도 메인무대인 태조로 대부분이 종이축제공간으로 활용된 반면 전통 프로그램들은 경기전 주변으로 밀려나면서 옹색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또 태조로 입구에 설치된 부스의 상당수가 축제와 다소 어울리지 않은 BUY상품 홍보관들이 차지했고, 일부 체험코너는 이전에 기획됐던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답습하는 등 새로운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과거 전주축제의 상징이었던 풍남제가 들러리 축제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풍남제만의 정취가 없어, 이대로 가다가는 존폐마저 걱정된다’라는 우려도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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