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의 고장 전주에서 동양예술의 극치인 서예술이 세계로 나아간다.
‘한국 서예의 세계화’를 기치로 내걸고 출발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올해 한자문화권 예술의 정수로서 서예의 고유성을 밖으로 전하고 세계의 문화를 서예 안으로 끌어들이는 ‘상생의 길’에 나선다.
2년마다 찾아오는 문자예술의 축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위원장 최승범)가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국립전주박물관 등에서 열리는 ‘2005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의 전반적인 내용을 확정했다.
올해 비엔날레의 주제는 ‘만남’. 지난 4회까지 다진 기반을 토대로 과감하게 문을 열어 폭넓은 만남을 시도한다. 국내외 서예계의 원로와 중진, 신진의 만남, 장르와 장르의 만남, 세계 각국 문화와의 만남. 서예의 보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이다.
눈에 띄는 변화는 한중일의 서예가 중심이 됐던 본전시와 기획전으로 마련됐던 특별전의 구분을 없앤 것. 올해는 세계 25개국의 서예가와 서양화가, 동양화가, 문인화가, 조각가, 시인, 공예가 등 1천여명이 초대돼 9개의 전시행사와 2개의 학술대회, 9개의 부대행사, 1개의 관련행사로 꾸며진다.
세계의 예술가들이 지역과 세대, 장르를 뛰어넘는 ‘문자를 위한 축제’는 올해 비엔날레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 오직 서예술을 중심으로 만나는 문자예술의 축제로 정체성을 탐구하는 자리다.
장르와 장르의 만남은 더욱 흥미롭다. ‘서화동행전’은 서예와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 현 세태를 풍자하며 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전시. 문자를 소재로 한 서양화 작품전 ‘문자회화전’과 조각가, 서예가 등이 모여 평면예술인 서예를 4차원적인 입체예술로 표현하는 ‘문자입체조형전’ 등은 서예술의 확산을 꾀하는 전시다.
지난해 이어 기획된 지역별 시리즈 두번째 전시 ‘아름다운 한국-부산·울산·경남전’은 시·서·화가 함께 모여 마음의 고향을 노래하고 그려본다. ‘주제가 있는 병풍전’ 역시 시·서·화가의 손끝을 타고 전북의 8경과 8품이 되살아나는 합작전이다.
그동안 ‘생활 속으로’를 주제로 서예의 대중성을 확보해 온 비엔날레의 노력은 ‘서예술실용화전’으로 이어진다. 서예술의 디자인적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탐색해 보는 서예와 생활의 만남이다.
부대행사로 마련된 서예와 영상예술의 만남 ‘영상서예’와 한글과 디지털의 만남 ‘한글서예의 새로운 글꼴전’ 등도 오늘에 맞는 서예술의 영역을 개발하기 위한 실험이다.
서예의 학문적 성과를 한단계 올리기 위한 학술대회는 한중일 서화용지의 오늘과 내일을 탐색해 보는 ‘국제서예학술대회’와 ‘동아시아 문화포럼’이 열린다.
이용 총감독은 “본전시와 특별전을 우열의 차이로 오해하는 시각도 있고, 각 전시의 성격과 특징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본전시와 특별전의 구분을 없앴다”며 “서예의 고유성을 세계에 전하고 세계 각국의 문화를 서예 안으로 끌어들여 모든 만남의 중심에 한국의 서예가 자리할 수 있도록 ‘만남’을 주제로 정했다”고 소개했다.
‘작가와의 만남’ ‘시범휘호’ ‘체험, 나도 서예가’ ‘탁본체험’ ‘가훈 써주기’ 등 지난 행사에서 관객들의 호응을 받았던 자리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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