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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역사 정체성 찾다

조선왕조의 국조 태조 이성계(1335∼1408). 조선왕조의 본향, 전주에 세워진 경기전(사적 339호)은 이성계의 초상을 모신, 남한에 남아있는 유일한 태조진전이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형식)이 전주의 역사와 정체성을 찾기위해 ‘왕의 초상-경기전과 태조 이성계’를 특별기획했다. 조선의 정신과 문화를 상징하는 경기전과 태조 어진을 통해 조선왕조의 찬란한 역사가 되살아났다. (6월 30일까지 전주박물관 본관과 사회교육관)

 

유물, 문헌, 사진자료 등 경기전 관련 문화재와 자료를 집대성한 이번 전시에는 국보 2점과 보물 4점을 포함, 20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문헌과 고지도를 통해 역사 속에서 전주의 변화를 살펴본 제1부 ‘조선왕조의 본향, 전주’, 무장에서 국왕이 되기까지 이성계의 생애를 조명한 제2부 ‘조선왕조의 개창자, 태조 이성계’, 왕실 최고의 화원들이 동원됐던 제3부 ‘태조 어진의 제작과 봉안’, 일제강점기 이후 경기전의 변모과정을 살펴본 제4부 ‘경기전의 역사’ 등으로 구성됐다.

 

전시의 중심은 111년 만에 일반에 공개된 보물 제931호 ‘태조 이성계 어진’. 경기전에 봉안된 태조 어진은 조선시대 제작된 어진 중 화재와 전란을 피해 온전하게 보존된 두 작품 중 하나며, 전신상으로서는 유일한 예다.

 

노년의 경기전 태조 어진 유리원판 사진과 젊은시절 모습이 담긴 영흥 준원전 태조 어진 유리원판 사진이 나란히 전시돼 젊은시절 태조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이성계가 태조 등극 이전에 작성된 국보 131호 ‘이성계호적원본’은 관직과 족파, 노비 등 이성계의 삶이 정리돼 있는 역사적으로 귀중한 사료다. 이성계의 건국에 공을 세운 공로로 의안백 이하에게 하사된 국보 232호 ‘의안백 이화 개국공신녹권’은 개국동기와 포상 내용, 훈공에 관한 등급 결정 등이 기록돼 있다.

 

‘성석린 좌명공신 왕지’와 ‘진충귀의주목사왕지’ ‘숙신옹주가대사급성문’ 등 보물과 대한제국까지 특별하게 운영됐던 경기전이 일제강점기 이후 어떻게 운영됐는지 파악할 수 있는 ‘일제 강점기 경기전 관련 자료’도 전시됐다.

 

당초 기획했던 시민참여프로그램 ‘추억 속의 경기전’은 따로 마련되지 못했지만 시민들이 소장하고 있는 경기전 관련 자료 5점이 전시에 포함으며, 예원예술대 문화재과 학생들이 만든 경기전 모형도 설치됐다.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21일부터 6월 25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태조 어진과 경기전의 의미를 조명하는 강연이 열리며, 전시 관람 방법과 학습의 주안점, 전시 내용과 전시 유물을 설명한 ‘왕의 초상-교사용 지도서’와 전시 관련 퀴즈를 풀어볼 수 있는 ‘부모와 함께 하는 전시실 탐험’ 자료도 별도로 제작했다.

 

유형식 관장은 “조선왕조의 정통성을 바탕으로 전주가 전통문화도시로 나아가길 바란다”며 “전주와 전북을 대표하는 경기전과 태조 이성계를 통해 조선왕조의 깊이를 전하고 시민들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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