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사이에 시비가 벌어졌을 때 한 사람이 할 말이 궁해서 엉뚱한 말을 하거나, 또는 상대방의 이야기와 관계없는 말을 하면 “개가 마루 밑에서 자지” 하고 꼬집고, 또 그것을 역용(逆用)하여 우연히 남의 술자리에 당도하게 되었을 때도 “어찌 개가 마루 밑에서 자?” 하며 이편에서 선수를 쓰면 모두들 웃었다.
<근원설화>근원설화>
어떤 사람이 일꾼 몇 사람을 얻어 집에서 일을 하다가 쉴 참에 막걸리를 마셨다. 그때 옆집 사람이 그것을 알고 가서 한잔 얻어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으나 남의 술자리에 무슨 볼일도 없이 끼어들기가 쑥스러웠다.
그런 경우 근처에 무슨 새로운 사건만 있었다면 무난하다. 즉 “윗마을 박서방이 죽었대” 하든가, 또는 “앞마을 김서방이 어제 저녁에 도둑을 맞았대” 등과 같이 좀 큰 사건이 있었으면 그런 말을 하면서 들어가면 “아, 그랬대?” 하는 식으로 대꾸하여 어색하지 않게 어울릴 수 있지만 그런 사건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술 생각이 간절해서 한잔 얻어먹어야겠기로 염치 불구하고 그 집으로 발을 옮겼지만 무슨 할 말이 없이 어슬렁어슬렁 사립문 안에 들어가기가 어색했는데, 들어가다 보니 개가 마루 밑에서 자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어찌 개가 마루 밑에서 자?” 하며 들어갔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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