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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은 바로 내 마음속에 있죠"

에세이지 두권 출간한 풍수지리학자 최창조씨

“자연은 끊임없이 나를 불러냈습니다. 어린아이에게 왜 그런 이상한 취미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돈이 조금만 모이면 돈만큼의 표를 사서 기차를 탔지요. 풍수의 도는 바로 자연의 안온함인 것 같습니다.”

 

그는 늘 땅과 인간 사이에서 방황을 했다. 스스로 풍수를 학문적인 단계로까지 끌어올렸지만, 이론에 치우쳐 현실을 보지 못했다는 회의에 다시금 빠졌들었다.

 

1981년부터 88년까지 전북대 지리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풍수지리학자 최창조씨(57·전 서울대 교수)가 에세이집 「풍수잡설」과 「닭이 봉황되다」(모멘토)를 함께 펴냈다. 그동안 발표했던 책들이 이론서였다면, 두 권의 책은 최씨가 풍수지리학을 공부하게 된 내력과 지금까지의 삶의 궤적 등 인생에 대한 단상들이다.

 

“땅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사람입니다. 풍수는 땅과 나의 궁합을 보는 것일 뿐, 명당은 바로 내 마음 속에 있는 것입니다.”

 

지난 3월 강연차 전주를 찾기도 했던 그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전주는 늘 반갑고 마음이 푸근해 지는 고향 같은 곳”이라며 강연에서 풀어놓았던 이야기들을 책의 밑바탕에 깔아놓았다.

 

「닭이 봉황되다」는 책을 읽다 가슴에 와닿는 대목을 메모하며 그에 대한 생각을 기록해 둔 일기 형식의 글들. 삶의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는 지혜를 가르쳐준 공동묘지, 술과 공황장애·대인기피증 등을 앓아온 내밀한 고백, 동서양 풍수와 장례, 환경 문제 등 실천적 입장에서 풍수를 담아놓았다. 미신이라면서 풍수에 의존하는 지식인의 이중성과 죽고나서도 수고하는 김일성, 집이 사람을 공격한다 등 ‘닭같은 땅을 봉황으로 만들어내는 풍수이야기’를 구수한 입담으로 풀어냈다.

 

「풍수잡설」은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풍수의 역사와 현장에 대한 본격적인 글이다. 지난해 신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천도불가론을 내세웠던 ‘청와대 비극과 천도 불가론’과 함께 국토의 중앙인 파주 교하로의 이전을 그 대안으로 제시했다. 운현궁, 동작동국립묘지, 낙산의 청룡사, 연희동 등 서울을 답사하고 “완벽한 땅은 없다”는 심회도 실었다.

 

“7년 동안 풍수와 관련된 공식적인 활동을 멈추고, 남독(濫讀)이라 할 만큼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동서고금을 따지지도 않았더니, 돌파구가 보이더군요.”

 

최씨는 “책을 읽으면서 풍수에 관한 안목을 넓히고 다른 풍수 연구자에 대해 아량을 갖게된 것은 내 전공이 아닌, 내 인생에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이제 많이 읽고 정리하고 생각을 크게 가져보려고 한다”는 그는 다시 땅을 읽으러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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