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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자가용(自家用)시대

‘자가용’하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동차(自動車)를 생각하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아마도 우리들의 지난날이 너무나도 가난에 쪼들려 당시만 해도 자동차를 갖는다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는 그림의 떡이요, 자가용족은 선망의 대상이었으니 그럴 법도 하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진동, 소음, 공기 조절 등 승차감 성능에서부터 조종성, 안전성, 제동성, 연료 소비, 가속(加速), 최고속도 등 주행(走行) 성능은 물론, 조향(操向), 변속 등 운전 조작의 용이성 등에까지 세밀한 신경을 써서 뽑아낸 늘씬한 차들이 얼마나 흔한가.

 

거기다가 저연료 소비성에, 형상, 의장, 새책 등에서도 흠잡을 데가 없는 하나의 예술품이라 해도 좋을 것 같은 차들이 뒹구는 판이니…… 영국에서는 살룬(Saloon), 독일에선 리무진, 프랑스에선 벌린느(berline), 이탈리아에서는 베를리나(berlina)로 불리는 차들이 저마다 명품(名品)이란 꼬리표를 달고 질주하는 대열에 우리 국산차(國産車)들도 당당히 함께 달리고 있으니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그건 그렇고, 이제 ‘자가용’이라는 말 좀 다시 생각해 보자.

 

‘자가용’이란 말의 뜻은 공용(共用·公用)이 아니라 사용(私用·自家의 用)이라는 뜻이다. 그러고 보면, 자기 집에서 사용하는 물건이 모두 자가용인 것이다. 오토바이, 청소기, 등긁는 대쪽(효자손)까지도 자가용은 자가용인 것이다.

 

따라서 글자 뜻대로라면 자가용족(自家用族)이 아닌 사람은 이 지상에 한 사람도 없다. 심지어 자기 부인을 자가용이라고 일컫는 친구까지 있는 바에야 “자가용을 탔다.”하면 자동차를 탔는지 무엇을 탔는지 분명치가 않으니 ‘자가용’이란 말을 부릴때는 반드시 ‘자가용 자동차’, ‘자가용 오토바이’등 수식내용을 밝혀 써야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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