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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 체험과 생산, 삶에 활기 얻다

힘차고 활동적인 재즈로빅을 즐기는 시민들. ([email protected])

주민들의 일상으로 들어온 문화

 

경쾌한 음악에 맞춘 재즈댄스는 마음도 몸도 가볍다.

 

이미 30여분 신나게 춤을 춘 덕분에 온몸은 땀에 흠뻑 젖었지만 기분은 한결 상쾌해졌다.

 

전주시평생학습센터가 운영하는 재즈로빅시간. 수강생 20여명은 모두 주부다. 온전히 음악과 마음을 맞추는 동안 일상의 피로는 모두 씻어진다.

 

“주부들에게는 일주일에 두번 오전에 잠깐 시간내어 참여하는 이 시간이 큰 활력이 되는 모양이예요. 초기에는 ‘댄스’에 대한 인식이 낮아서 참여자가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수강 인원을 다 채우고도 넘칩니다.” 재즈댄스 강사 정현자씨(27)는 “많지 않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생활의 풍요로움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주부들에게는 특히 권할만한 분야”라고 말한다.

 

2년전부터 재즈댄스반에 참여해온 이은정씨(37, 인후동 대우아파트)는 문화의집 예찬론자. 1년전부터 서예반에도 등록해 올해 전국신춘휘호대전에서 입선하는 기쁨을 안은 이씨는 “일주일에 두번씩 오전에만 참여하는 이 활동이 주는 의미와 보람은 참여해본 사람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네살배기 막내 신희는 두살때부터 엄마를 따라다녀 문화의집 프로그램에는 익숙해진 꼬마손님. 이씨는 문화프로그램들에 참여하면서 아이의 문화적 감성도 알게 모르게 깊어졌다고 교육적 효과를 내세웠다.

 

풍요로운 삶, 의미있는 삶을 위해 스스로를 투자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수요자가 많아지니 문화시설도 새롭게 늘어난다. 각 지역마다 문화의집이 또아리를 틀더니 이제는 각 동마다 주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주민자치센터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삶의 패턴을 수용하려는 자치단체의 노력이 더해낸 결실이다.

 

90년대 후반, 문화복지 실현을 내세운 정부의 문화정책으로 문을 열기 시작한 ‘문화의집’은 2000년대 중반에 이르러 풀뿌리 문화시대를 새롭게 일구어낸 주역이 됐다.

 

문화가 더이상 특수한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시대. 문화의 집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에는 회원들이 줄을 서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갈망하는 주민들의 욕구도 지치지 않는다. 주민들의 문화 향수를 가장 가깝게 담아내고 실현해내는 공간인 문화의집은 이미 문화를 주민들의 일상속에 들여놓는 통로가 됐다.

 

도내에는 지난 96년 처음으로 문을 연 정읍문화의집을 비롯해 13개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 3월까지 아중·진북·인후·효자·우아·삼천 등 6개가 운영되었던 전주는 아중문화의집이 ‘전주시평생학습센터’가 되면서 5개로 줄었지만 ‘평생학습센터’가 문화의집 기능까지 담당하고 있다.

 

고급예술을 위한 공간으로서보다는 주민들이 문화활동을 체험하고 문화적 감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일상적인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발휘하는 문화의집은 앞으로 그 역할이 더욱 확대될 전망.

 

주민들의 일상으로 들어온 문화시설들이 문화생산의 새로운 창구가 되고 있다.

 

각 문화의 집 아이들 대상 대표 프로그램

 

‘이 곳에 가면 동네 사람들을 다 만날 수 있다.

 

“내가 한때는 문학 소녀였잖아”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순이네 엄마는 진짜로 시를 쓰기 시작했고, 옆집 철이네 엄마는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며 신나게 엉덩이를 흔든다.

 

어른들이 저렇게 즐거워 하는데, 우리도 가만 있을 순 없잖아. 나도 학교가 끝나고나면 친구들과 곧장 문화의집으로 다시 등교한다.’

 

일상에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 문화의집이 어른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으로 동네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효율적인 수업을 위해 수강생 숫자를 15명 안팎으로 제한한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 경우 특히 모집 공고와 함께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

 

“키도 쑥쑥∼. 감성도 쑥쑥∼.”

 

‘자신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방향으로 감정을 통제할 줄 아는 능력’을 뜻하는 EQ. 효자문화의집에서는 감정지수를 높여주는 ‘EQ 유아째즈댄스’가 인기다.

 

유행가에 맞춰 몸을 흔드는 동안 아이들은 감성을 키워나간다. 어깨와 몸을 따로 움직이는 동작, 안 쓰는 근육 움직이기, 스트레칭 등 성장판을 자극시키는 동작으로 키도 커진다.

 

삼천문화의집과 아중문화의집에서 어른들을 대상으로 재즈댄스를 가르치고 있는 정현자씨가 출강하고 있다.

 

“고무찰흙으로 지우개나 만들어 볼까?”

 

삼천문화의집에서는 빵꽃공예와 고무찱흙의 단점을 보완해 만든 무독성 공예점토 ‘칼라믹스’ 수업이 아이들의 시선을 빼앗는데 성공했다.

 

흰색과 검정, 빨강, 파랑, 노랑 등 다섯가지 색의 점토를 혼합해 알록달록한 색깔을 내는 데 묘미가 있다.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 물에 넣고 끓이거나 열을 가해 굳어지게 만들면 지우개 효과도 있어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좋다.

 

‘제2의 이창호를 꿈꾸는 아이들’. 남자 어린이들의 비율이 월등히 많지만 여자 기사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

 

사고의 집중력, 분석력, 인내심, 정서 안정, 수리능력 발굴 등 우아문화의집의 ‘어린이 바둑’은 수업시간 자체가 모두 공부다.

 

산만한 아이를 걱정하는 엄마 손에 이끌려 온 아이들도 바둑 대결의 흥미진진함에 빠져 버리기 일쑤. 강의를 맡고있는 아마 5단 김문수씨는 실기 위주로 이론 공부도 함께 가르치고 있다.

 

소극적인 아이들을 적극적인 아이들로 변화시키는 시간. 인후문화의집에서 부모들이 가장 좋아하고 수강생들이 가장 오래 수업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EQ향상 동화구연’ 시간에는 발표력이 쑥쑥 자라난다.

 

매년 봄과 가을 ‘안골어울마당’과 ‘어린이 프로그램 발표회’에서 동화구연 솜씨를 자랑하고, 고학년들은 동화구연 대회에도 참여한다.

 

인후문화의집 강의를 위해 광주에서부터 올라오는 동화구연가 권옥씨가 아이들 발달단계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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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도휘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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