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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땅에 우리 혼 담아"

독일서 활동 한지귀금속공예가 김경신씨

“한국을 떠나자 내가 누구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서양식이 아닌, 5천년 역사를 지닌 우리 혼이 담겨있는 장신구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낯선 땅에서 택한 것이 바로 한지였지요.”

 

문화공간 지담(대표 차종순) 개관전에 초대된 한지귀금속공예가 김경신씨(50)가 전주에서의 첫 전시를 기념하며 ‘작가와의 만남’을 가졌다. 14일 오후 3시 예원대 문화영상창업대학원 세미나실에서 열린 ‘한지귀금속공예가 김경신의 작품세계’에서는 30세 늦깎이로 산업디자인을 시작해 독일에서 활동하며 세계적 공예가로 성장하기까지 녹록치 않은 삶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한지로 회화작업을 했는데, 종이를 인쇄용으로만 생각했던 독일인들이 한지의 다양한 색감과 조형성에 놀란 것 같았어요. 한지 그 자체를 작품으로 보고 감탄하는 유럽인들을 보며 우리 것의 우수성을 깨닫게 됐고, 제 작업에도 자신감을 얻게 됐지요.”

 

물에 약하고 색이 바랜다는 약점을 지닌 한지를 장신구로 활용하기 위해 그는 금·은과의 만남을 시도했다. 전기분해를 이용하는 ‘한지와 금속을 접합하는 기법’은 창의적인 기술로 ‘금·은 표면 주름잡기 기법’과 함께 김씨가 한국과 독일에서 특허를 받아놓은 상태다.

 

전통한지와 현대적 감각을 결합시켜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김씨는 “한지 구입을 위해 1년에 몇차례씩 한국을 찾는다”며 전주 전시가 전주 한지의 우수성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했다.

 

서울산업대를 졸업한 김씨는 독일 포로츠하임 조형예술대학에서 귀금속 및 금속공예 디자이너 석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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