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화가 하수정씨 열번째 개인전 30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옛 것을 익힌다는 이유로 답습에만 머무르는 것을 그는 경계했다. 익숙해지면 그대로 멈춰버리는 이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틀을 벗어나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는 서예가이자 문인화가인 람곡 하수정씨(63). 24일부터 30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그는 “새로움은 곧 스스로의 몸짓”이라고 말했다.
“제가 좋아하는 별명이 카멜레온이에요. 기본은 고전을 중요시 하지만, 너무 고전에 치우치다 보면 답답하거든요.”
예술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무엇이든 처음에는 생소한 것이라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 화선지에 담겨진 매란국죽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자기 색깔을 다양하게 내보이겠다는 생각으로 직접 천연염색한 천 위에 매란국죽과 연, 새 등을 피워놓았다. 먹과 함께 단청과 민화가 떠오르는 강렬한 채색는 여백을 줄이는 과감함과 힘찬 붓의 터치와도 잘 어울린다.
“문인화에서는 대를 친다고 하지 그린다고 하지 않습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글씨를 안 쓰고 사군자부터 그리려고 하는데 그런 것들은 힘이 없습니다. 예로부터 글씨를 많이 썼던 선비들은 손에 필력이 생겼을 때 비로소 사군자를 쳤습니다.”
문인화는 서예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붓으로 획을 그어서 글씨를 쓰는 서예의 정신 그대로다. 하씨는 “한 번의 터치로 순간의 감성과 힘을 이용한 서예와 문인화에는 생동하는 기운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파 하동주 선생과 강암 송성용 선생 문하에서 수학한 하씨는 45년 전 국전을 통해 서예가로 등단, 30년 전부터 문인화를 함께 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60여점의 문인화가 주. 오창석의 전서 반야심경과 왕희지 난정서 임서 작품 등 서예작품도 내놓았다.
“서둘러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하면 안됩니다. 조급함은 참 가치를 잊게하지요. 걸어온 길이 헛되지 않도록 천천히 숨을 고르는 시간입니다.”
예술은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이 아니라 생활 속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는 예순을 넘긴 나이에도 실험을 시작한다. 우석대 평생교육원과 전주교대 교사연수 프로그램에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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