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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계영의 베스트셀러 엿보기] 여명을 기다리며

「어둠의 저편」(문학사상사) 하루키 지음·임홍빈 옮김

국내에 소개된 일본 작가중 가장 사랑받는 소설가이자 적지 않은 매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어둠의 저편 : after dark> 이 출간되었다. 그의 대표작 <상실의 시대> 는 1987년 출간 이래 20년 가까이 서점가 스테디셀러 상위에 랭크되어 있고, 특히 그의 여러 작품들은 미국, 유럽은 물론 외국 문학에 배타적 성격이 강한 러시아와 중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한다.

 

읽기 쉽고 짧은 문장, 곳곳에 내재되어 있는 공허감과 도시적 세련미. 젊은 독자층은 물론 중년의 세대들에게도 충분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하루키의 소설적 코드는 참으로 다양하다. 더구나 그가 이번 작품에서 활용하고 있는 ‘상징’과 ‘실존’은 그의 전작들과 비교해 볼 때 그 깊이와 무게감이 한층 더해진 듯하다. 밤 11시 56분부터 다음날 아침 6시 52분까지, 약 7시간 동안의 풍경은 독창적인 영상표현기법에 의해 ‘독자’를 ‘관객’으로 끌어들이고, 패밀리 레스토랑과 러브호텔 ‘알파빌’, 그리고 주택가와 도심의 거리 등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차츰 ‘관객’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버린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로 군조신인문학상을 받고 등단한 이후 25년 동안 소설 27권 등 모두 81권의 저서를 간행, 연평균 3.1권을 펴낸 무라카미 하루키. 미국 프린스턴과 하버드에서 여러 해 동안 배우고 가르치며 어느새 세계적인 문학작가로 커버린 그가, 날이 갈수록 작아지는 국내 문학계의 현실을 돌아보면, 그저 부럽기만 하다.

 

/홍지서림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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