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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 신청사 미술장식품

공공미술 품에 안고 도민 '유혹'

분수광장에 설치된 박충흠의 '生-도전 그리고 도약'. ([email protected])

더이상 딱딱한 곳이 아니다.

 

걸음을 옮기는 곳마다 시선을 잡아끌고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특별한 곳, 전라북도 신청사. 도민들과 소통하는 공간을 위해 신청사는 갤러리와 미술장식품으로 공공미술을 품게 됐다.

 

갤러리 운영주체 선정과 미술장식품 심사과정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신청사 안에 들어앉은 미술품들은 치열한 예술혼으로 이미 도민들을 유혹하기 시작했다.

 

전북의 역사와 문화, 전통이 작품 속으로 들어와 새로운 도약을 약속한다.

 

어미가 어린 아이를 품에 안은 듯한 모악산에서 이미지를 가져온 박충흠의 ‘生-도전 그리고 도약’은 분수광장에 설치됐다. 하늘과 물이란 공간 사이에서 어머니의 따뜻함과 포용력을 드러내고 있다. 작품 안에서 뿜어내는 빛의 향기는 희망과 비전, 볼록 튀어나온 이미지는 역사의 근원인 탄생과 생성을 뜻한다.

 

로비에 설치된 전수천의 설치조각 ‘생명의 빛’은 전통 오방색의 철재 와이어를 3층 천장에서 1층 로비까지 수직으로 연결했다. 천장 가운데 조명을 설치해 수백개의 와이어가 흔들리며 빛을 산란시키도록 했다. 빛을 가득 머금고 반짝거리는 서해바다다. 바닥에 설치된 알 형태의 은백색 스테인레스스틸 작품 역시 천년 역사의 발원지 전북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응집하고 있다.

 

청사동 4층 대회의실 옆에 걸린 송만규의 ‘섬진강, 장구목 가는길’은 담담한 수묵으로 그린 섬진강의 깊이와 자연에 대한 깨달음이다.

 

벽천 앞에 설치된 강용면의 ‘휴식-아이들의 자연이야기’에서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린이들의 그림에서 나타난 동물과 새, 꽃 등을 압착시멘트로 형태를 만들고 모자이크타일로 마감했다. 동심 속에 내재돼 있는 상상력과 꿈을 형상화한 것이다. 끊임없이 ‘휴식’에 대해 이야기해 온 고보연의 ‘휴식-놀이’는 화강석과 자연석을 쓴 작품으로 보육시설 앞에 설치됐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작품이다.

 

전량기 ‘거친 한숨이 꽃보다 곱다’, 김수자 ‘자연-우주’, 나인하 ‘바램-보고싶다’, 사석원 ‘대나무 Ⅰ, Ⅱ’, 송창영 ‘柱2005’는 청사동에서, 유휴열 ‘추어나 푸돗던고’, 윤명로 ‘겸재예찬’, 박상규 ‘봄이야기’, 이용 ‘우국여가애민여자’, 최원 ‘천지인’, 고상준 ‘산’은 의회동에서 만날 수 있다. 강당동에는 최태훈의 ‘태동의 울림 Ⅰ, Ⅱ’와 신익창의 ‘잎새, 바람, 소리, 순환’이, 3층으로 연결되는 통로에는 김희경의 ‘생명의 숲’이 설치됐다.

 

신청사 1층에 자리잡은 85평 규모의 갤러리는 ‘전북서화전통의 일람(一覽)’전으로 문을 열었다.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 근·현대에 활동했던 전북 연고의 대표적 작고작가 25명의 작품세계를 조명한 것은 전북 서화의 전통이고 자긍심이다.

 

이삼만, 이정직, 조주승, 송태회, 유영완, 이광열, 황욱, 송성용, 최정균, 최석환, 채용신, 김희순, 이용우, 임신, 김종현, 나상목, 김영창, 권영술, 천칠봉, 김용봉, 김현철, 한소희, 추관신, 진환, 승동표 등 전북 미술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이 기획한 이번 전시는 8월 30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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