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11 17:39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일반기사

[템포-사람과 풍경] 어른이 먼저 느껴야, 아이에게 기쁨주죠

전주 '동화를 읽는 어른모임'

13일 전주시립도서관에서 '동화를 읽는 어른모임' 회원들이 동화책을 읽고 토론을 벌이고 있다.../안봉주기자 안봉주([email protected])

“어른들이 왜 동화를 읽느냐구요. 읽어보세요. 세상이 달라 보입니다.”

 

지난 13일 전주시립도서관에서 만난 ‘동화를 읽는 어른모임’ 회원 5명이 이구동성으로 동화읽기 애찬론을 폈다.

 

전국적 조직으로, 전주모임은 6년전 발족돼 현재 7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모임을 이끌고 있는 장혜원 회장은 모임활동을 통해 아이의 입장에서 보고 생각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기르게 된다고 말했다.

 

동화를 읽고 자신의 아이들에게 동화를 들려주는 정도의 모임으로 생각하면 오산. 이들은 매주 월요일 전주시립도서관에 모여 가입 기수별로 모듬 토론회를 갖는다. 가장 빠른‘그루터기’부터 7기까지 모듬이 있어 모듬별로 한 권의 책을 선정해 회원 한 사람이 발제하고, 토론으로 꾸려간다.

 

장회장은 자신이 먼저 감동해야 아이들에게도 즐거움을 줄 수 있어 책 선택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 토대로 매월 한 번씩 전체 모임을 갖고 있으며, 전체 회원의 절반이 넘는 40∼50명이 적극 참여한다.

 

회원들은 처음 자신의 아이에게 좋은 책을 읽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들어온단다. 그러나 모임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아이 뿐아니라 자연스레 다른 아이들에게도 관심을 갖게 된다.

 

초등학생을 둔 30∼40년 어머니가 모임 주축이지만, 대학생을 둔 50대 어머니가 참여하고, 아이 없는 어머니가 활동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모임 3년차 한효순씨는 “학창시절부터 책을 좋아했지만 보고싶은 책만 보는 등 책 편식이 심했다”며, 모임에 들어온 후 싫어하는 책도 보게 되고 부족한 부분을 다른 회원들로부터 배운다고 했다.

 

초등학생 2학년과 4학년을 둔 조희정씨는 “아동문학이라면 성인문학보다 질이 낮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모임에서 책에 대한 분석과 비판이 수준높게 제기되며, 이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운단다. 국내 아동문학 분야 비평전문가가 소수지만 이런 활동을 통해 비평문화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만 읽고 만족해서는 안된다 ’는 이모임의 이타적 모습은 ‘겨레의 희망,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이라는 모임 모토가 말해준다. 실제 이들은 책을 접하기 어려운 시설 등을 찾아 ‘책 읽어주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회원 박미경씨의 경우 전주교대생들이 운영하는 ‘푸른학교 공부방’을 찾아 매주 한차례씩 책읽어 주기를 하고 있다.

 

전주시내 3개 시립도서관에서 매주 한 번씩 책읽기 자원봉사를 4∼5년간 계속하고 있으며, 주제를 정해 방학중 독서교실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올해는 과학을 테마로 초등 4∼5년생 대상 독서교실을 마련한다.(19일부터 26일까지 전주시립도서관)

 

“책 하나만으로도 아이들이 얼마나 즐겁게 놀 수 있는 지 잘 모를 거예요”

 

모임 교육부장을 맡고 있는 신인정씨의 이야기. “문학기행 등을 떠날 때 아이들에게 과자를 먹지 못하도록 합니다. 처음엔 힘들어 하지만 차츰 먹는 즐거움보다 아이들끼리 책이야기 하는 즐거움에 빠집니다.”

 

어머니들의 동화모임 활동은 부수적으로 가정 분위기를 크게 바꾼다고 했다. 아이 아빠들도 이렇게 재미있는 동화책이 있느냐며 관심을 갖게 되고, TV시청 시간이 많이 줄게 되면서 가족간 대화가 크게 늘어난다는 것.

 

동화책은 마음의 여유를 주고, 정신을 맑게 만들어준다는 동화모임 어머니들의 말이 큰 울림이 됐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