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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맛&멋] 선조들 어떻게 복달임 했나

더위 안 먹기 위해 닭·개고기 먹고 힘내

사진 위부터 삼계탕에 들어가는 재료들, 개장국, 팥죽. ([email protected])

찌는 듯한 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더위에 지쳐 몸도 마음도 나른한 여름, 입맛 없다고 끼니를 거르거나 차가운 음료 등으로 떼우다 보면 몸이 허해지기 십상이다. 옛 선조들은 복달임이라해서 보양식으로 여름 건강을 챙겼다.

 

여름 보양식의 대명사는 '삼계탕'. 애견가들의 높아진 보신탕 반대 여론때문인지 복날만 되면 삼계탕집은 북새통을 이룬다.

 

보양식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삼계탕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동충하초 삼계탕, 한방 삼계탕, 산삼 삼계탕, 유기농 삼계탕까지…. 삼계탕 프랜차이즈까지 등장할 정도다.

 

삼계탕이 보양식으로 인기를 얻는 것은 닭고기가 가지고 있는 따뜻한 성질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겉으로는 열이 나지만 몸의 안쪽은 찬 기운만 남는다. 속이 차가우면 소화기능이 떨어지고 입맛은 더욱 없어지기 마련이다. 이럴때 삼계탕을 먹으면 속이 따뜻해지면서 기운이 생기고 더위를 이길 수 있는 저항력도 생긴다. 삼계탕의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조선후기의 기록인 '동국세시기' '경도잡지' '열량세시기'등에 기록이 있는 걸로 보아 선조들은 그 이전부터 즐겨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선조들의 복달임은 삼계탕 외에도 개장국, 민어 등 다양하다.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의 도움말로 선조들의 복달임 지혜를 배워보자.

 

△계삼탕(鷄蔘湯)-연계(軟鷄-병아리보다 조금 큰 닭)에 인삼을 넣어 계삼탕이라 불렀는데, 인삼을 중요시하면서 삼계탕으로 명칭이 굳혀졌다. 통마늘만 잔뜩 넣어 '마늘계'라고도 불렀다. 하지만 닭이 무척 귀했던 시절이라 일반인들은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부잣집에서도 계삼탕은 어른들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다. 젊은이나 아이들은 닭을 우려낸 물에 미역국을 끓여먹었다.

 

△개장국-동의보감에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와 무릎을 온하게 하고 기력을 증진시킨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 조정에서는 벼슬아치들에게 고기를 나눠주고 농민들은 마을에서 개고기를 잡는 풍습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1960년대 전후까지 개장국을 끓여 나눠 먹는 풍습이 있었다. 육개장이란 말이 개장국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지는 걸로 미루어 보면 개장이란 서민들의 보편적인 음식이었던 모양이다.

 

△민어탕-민어는 최고의 복달임 음식이었다. 주로 민어가 잘 잡히는 서해안 지방에서 행해졌다. 길이가 1m를 넘고 무게도 무려 20kg에 달하는 것까지 있다니 민어 한 마리로 수십명이 복달임을 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듯 싶다. 민어는 살집이 탄력있어 횟감으로도 좋다. 찜이나 탕으로 먹어도 되고 구워도 좋다고 한다.

 

△팥죽-질병에 걸리지 않고 무더운 복 중에 악귀를 쫓는다는 믿음에서 나온 풍습이다. 동지에 먹는 팥죽과는 달리 묵은 팥으로 짓는 복날 팥죽은 열무김치와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 주로 선비들이 산에서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길 때 쌀과 팥을 가져가 쑤어 먹었고 일반 가정에서도 많이 먹었다.

 

이밖에도 장어도 즐겨먹었는데 동의보감에는 폐병을 치료하고 기력을 회복하는데 좋다고 전해진다. 또 피문어를 고아 그 국물을 허약한 아이들이나 노인들에게 먹이기도 했다. 참외와 수박은 음력 6월 보름인 유두날 유두천신이라고 해 조상께 바치고 감사의 차례를 지낸후 먹었다고 한다. 몸에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는 삼계탕이나 보신탕보다 참외나 수박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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