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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영화] 차별받는 이웃들 애환 애교있게 그려

옴니버스 애니 '별별이야기'

그녀는 떡 벌어진 어깨에 커다란 얼굴의 소유자다. 악성 곱슬머리에 발목과 종아리가 구별되지 않는 ‘아톰다리’도 있다. 기골이 장대한 외모로 인해 취직도 쉽지않다. 그렇다고 그녀의 몸매는 자신이 원한 것도 아니다. 전적으로 ‘조상탓’이다. 대대로 이어오는 가문의 내력 때문이다. 살이 많고 뼈가 큰 여자인 ‘육다골대녀’(肉多骨大女). 날씬한 게 미인의 으뜸덕목으로 치부되는 현실에서 세상은 그녀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리거나 비웃음을 품는다. 하지만 그건 사회적 강요이거나 다중의 횡포는 아닐까.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 지원한 애니메이션 ‘별별이야기’. 인권과 차별을 주제로 여섯개의 단편을 옴니버버스식을 묶었다. 지난 2003년 박찬욱감독 등 6명이 참여했던 영화 ‘여섯개의 시선’에 이어 인권위의 두번째 인권영화프로젝트다. 누구나 공감하면서도, 누구나 당연시하던 별별 차별에 대한 유쾌한 고발서다.

 

‘육다골대녀’외에도 장애인의 현실을 다룬 ‘낮잠’, 사회적 소수자 차별이야기인 ‘동물농장’, 사회에 만연한 고정된 남녀 성역할을 지적한 ‘그 여자네 집’, 이주노동자 문제를 다룬 ‘자전거 여행’, 입시위주의 교육문제를 꼬집은 ‘사람이 되어라’ 등 외모차별·성차별·학력차별을 담아낸다.

 

‘마리이야기’로 안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대상을 차지한 이성강 감독과 촌철살인의 한겨레만평으로 유명했던 박재동 감독, ‘강아지똥’으로 도쿄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권오성 감독 등 실력파 애니메이션 작가들이 총망라됐다.

 

감독들의 입맛대로 수채화색감부터 클레이애니메이션까지 표현도, 기법도 제각각이다. 잘 버무려진 비빔밥을 먹는 기분이다. 이미 올상반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관객들의 적지않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굳이 인권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갈수록 성장하고 있는 한국애니메이션의 수준을 가늠하고 싶다면 적극 추전한다. 전체관람가로, 예술영화전용관인 아카데미아트홀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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