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 독살사건」이덕일 지음(다산초당)
조선은 1392년 건국되어 1910년 일제에 의해 점령당할 때까지 무려 518년이란 긴 시간을 존속했던 왕조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200∼300여 년을 주기로 생성과 멸망을 거듭하였던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장구한 역사를 가진 왕조인 셈이다.
이렇듯 긴 역사를 가진 조선왕조에서 유난히 임금 독살설이 많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저자는 사실 진정한 조선왕조의 생명력은 1592년 임진왜란을 종점으로 그 힘을 다하였다고 말한다. 최근 종영된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그려졌듯이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왕 선조를 비롯한 지배층들은 도망 다니기에 급급했고, 국왕이 떠난 궁궐에 난입한 백성들이 노비문서를 불태우는 상징적인 사건을 계기로 조선의 지배체제가 허물어 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임진왜란 이후 300여년의 세월 동안 조선왕조는 어떻게 통치를 해올 수 있었을까.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등 학문적 깊이와 인간 중심의 사관을 바탕으로 재미있는 역사서를 집필해 온 저자 이덕일은 이 책에서 인종, 선조, 소현세자, 효종, 현종, 경종, 정조, 고종 등 조선 왕 독살설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과 수수께끼들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마치 현장에서 직접 왕의 최후를 목격하는 듯한 실감나는 사실 전개와 미묘한 정치적 파장까지 짚어내는 저자의 날카로움은 책을 읽는 즐거움을 한층 더 해준다.
비정상적인 왕조의 생명력 연장과 임금 독살설은 과연 무슨 연관이 있을까. 역사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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