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역사와 함께해야" VS "어진 국민의 것"
전주시가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이 보관 중인 태조 어진의 전주 반환을 요구하며 어진각 신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나타냈다.
태조 어진 보존·관리 방안을 두고 20일 오후 2시 경기전에서 열린 ‘경기전 활용 및 어진보존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최명규 전주시 전통문화추진단장은 “태조 어진 보관 장소와 관련, 태조 어진을 지켜온 지역의 노력과 정서, 시민들의 동의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어진각 신축에 대한 국비가 지원이 되지 않는다면 전주시에서 20억원 규모로 도난과 화재, 관리 등에 필요한 완벽한 시설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최단장은 또 “문화재청 역시 해마다 문화재 현장감정을 하도록 돼있다”며 어진 훼손 사건이 발생한지 5년이 지난 지금 이 문제가 불거진 것은 문화재청도 관리책임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법종 우석대 교수는 “문화재는 현장에서 지역의 역사와 함께 할 때 온전한 가치가 있다”며 “태조 어진의 서울 이전과 고궁박물관 전시방안은 경기전의 역사적 의미와 지역민의 자존심을 손상시키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는 서울서 내려온 패널들과 지역에서 참여한 패널들의 의견이 극명하게 대립됐다. 또한 태조 어진의 보관 장소에만 치우친 나머지 손상된 어진을 복원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는 뼈아픈 지적도 나왔다.
소재구 국립고궁박물관장은 “태조 어진의 경기전 보관은 죽어가는 환자를 홀딱 벗겨놓은 채 비를 맞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표현하고 어진을 완벽하게 재보존 처리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관장은 “현재 고궁박물관은 문화재청의 위임을 받아 복원을 위한 조사를 하고 있는 것 뿐”이라며 태조 어진의 보관 장소는 문화재 관련법과 문화재위원회 등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식 연합뉴스 문화재전문기자는 “그동안 전주시와 전주이씨 문중의 노력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전과 태조 어진은 특정 도시와 특정 문중의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태조 어진이 전주에 있어야 한다는 지역 여론에 동의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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