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는 모악산 자락.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최효준)에서 개관 1주년을 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도립미술관 개관 부터 줄곧 준비해 온 ‘제27회 대한민국예술원 미술전’과 수장고가 비어있는 채로 개관해 1년 동안 소장하게 된 값진 작품들을 소개하는 ‘2005 소장품전’. 지역 미술의 정체성을 찾으면서도 한국 미술의 큰 흐름과 같이 하려는 도립미술관의 의지가 담겨있다.
30일까지 열리는 ‘제27회 대한민국예술원 미술전’은 한국 현대미술의 전통성을 이어온 원로작가들의 격조 높은 전시다.
한국 문인화의 대가 고 장우성의 미공개 작품 ‘한일’ ‘두루미연가’는 시서화를 겸비한 정통 문인화의 전통을 보여주며, 서양화의 기하학적 기법을 쓰는 이준, 대리석에 무한한 동심적 조형세계를 담아낸 전뢰진, 전통과 현대의 감성을 조화시킨 섬유미술계 1세대 이신자, 정읍 출생으로 전북에서는 최초로 예술원 회원이 된 윤명로 등 격동의 세월 속에서도 우리 미술의 맥을 이어온 미술계 최고 원로들의 최근작을 만날 수 있다.
출품작가는 한국화, 서양화, 조각, 서예, 공예, 건축 등 22명. 예술원 미술분과 회원의 평균 연령이 81세 고령이지만, 와병 중인 몇몇 회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최근작들을 내놓았다.
이번 전시를 위해 전주를 찾은 예술원 회원들은 이준 예술원 회장을 비롯 이신자 전뢰진 권순형 권영우 민경갑 이수덕 윤명로씨. 이들은 “전주는 전통의 참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예술의 도시”라며 “이 지역 출신 작가들은 한국 화단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올해로 설립 51년을 맞는 예술원 회원전은 해방 후 우리 미술역사 발전의 묵직한 저류를 압축적으로 읽을 수 있는 전시다.
12월 11일까지 계속되는 ‘2005 소장품전’에는 도립미술관이 개관 이후 구입 또는 기증 받거나 관리전환을 받은 소장품 198점 중 97점이 전시된다.
‘엄뫼·모악전’ ‘전북미술의맥’ ‘전북 서예의 역사와 동향’ ‘전북 서화 전통의 일람’ ‘전북산하전’ 등 그간 도립미술관에서 소개된 작품들을 다시한번 만날 수 있는 기회.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였으나 후에 한국화 작업에 몰두한 근대미술의 거장 춘곡 고희동의 12폭 산수병풍은 도민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최효준 관장은 “지역 미술의 정체성을 우선으로 미술의 보편성을 지니고 있는 작품과 지역의 대표적 작가들의 작품을 순차적으로 수집해 전시와 연구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립미술관은 전북 미술사에 대한 연구를 주도하고 지원하기 위해 특정 소장품이 상설로 전시돼 있지 않는 경우에도 학술연구 목적의 조사 활동에는 작품 자료 공개의 편의를 최대한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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