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가 사는 동네」펴낸 신민수씨
시를 쓴다고 살아온 지난 시절. 시 강좌 한 번 들어본 적 없던 그는 두 권의 시집을 펴낼 때까지는 시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세번째 시집. 「가재가 사는 동네」(신아출판사)를 펴낸 신민수씨(51, 전주하이파가구·옥천기업 대표)는 “이제 조금 글에 대한 자신감과 욕심이 생겨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삶에 근원이 되는 어머니를 애절하게 그린 「청상과부」와 유년시절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세룡리, 찔레꽃 향기 훤한」에 이어 이번 시집도 어쩔 수 없이 고향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순창 깊은 산골에서 자라난 그는 “고향은 마음 속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모닥불과 같다”고 말했다.
“현실적이고 사회참여적인 글은 전문가들의 몫이고, 나에게 주어진 것은 소박한 삶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어머니 이야기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삶의 기본이지요. 어머니를 가슴에 안고 살면 다른 잘못된 길로 갈 수가 없거든요.”
“시적 완성도가 떨어진다 하더라도 몇 명에게만 읽히는 어려운 시는 싫다”는 그의 시적 상상력은 ‘기억 살리기’와 ‘아름다움만 보기’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대다수의 시편들이 과거 유년 시절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고, 가능한 어두운 것 보다 밝은 것에 시선을 머무르게 하려는 노력도 그 때문이다.
신씨 역시 부박한 이 시대의 현실을 온 몸으로 부대끼며 맑은 시를 쓰기가 쉽지 않지만, 그는 세상을 살며 가슴 속에서 우러나오는 것들을 순수하게 담아내려 애쓴다. 저녁마다 시를 쓰기 위해 마음을 추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업 하느라 주변을 돌볼 여유가 없어 미안한 마음은 시로 담아내기도 한다.
줄줄 풀어쓰는 그의 시는 기교가 없다. 신씨는 “시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아서”라고 말하지만 그 시는 그의 고향 순창 세룡리에 닿아있다. 그만큼 맑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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