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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교수의 재미있는 '익은말'] 버선 신기고 무릎 꿇려 소학을 가르치리라

글을 배우기는 가만히 앉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육체적인 노동보다는 편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비유다.

 

이 고사성어는 전에는 널리 쓰여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근원설화>

 

전에는 한문을 배울 때 의관을 갖추고 무릎을 꿇고 단정히 앉아서 배워야 했다.

 

한 소년이 소학을 배우는 데 선생님으로부터 여러 번 매를 맞고, 또 버선을 신고, 무릎을 꿇고 앉아 배우기가 하도 고되어 서당에 가지 않으려고 자꾸만 울었다.

 

아버지가 자식이 학문에 진취성이 없는 것을 알고 학업을 중단케 하고 농사를 시켰다.

 

그가 쟁기질을 배워 소로 밭을 가는데 소가 말을 잘 듣지 않자 “이놈의 소 버선 신기고, 무릎 꿇려 소학을 가르치리라” 했다.

 

이 이야기가 성수패설(醒睡稗說)에는 조금 달리 표현되었다.

 

생원집 종이 게을러 생원이 책망하니 종이 혼잣말로 “생원은 가만히 앉아서 책만 읽고 있으니 내 괴로움을 알지 못 한다” 고 했다.

 

이 말을 생원이 듣고 “그러면 네가 책을 읽어라. 내가 네 대신 일을 하겠다” 하고 종에게 망건을 씌우고, 버선을 신기고, 행전을 치고, 무릎을 꿇려 앉힌 다음 맹자를 가르치니 종이 머리가 아프고, 다리가 쑤시고, 구역질이 나 견딜 수가 없자 과연 책 읽기가 일하기보다 괴롭다며 그 후 불평 없이 일을 했다.

 

그 후 종이 소로 밭을 가는데 소가 힘을 쓰지 않자 “이놈의 소 버선 신기고 무릎 꿇려 맹자를 가르치리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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