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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사람과 풍경] "김치맛은 손맛과 정성"

김영애씨의 김치예찬

결혼이후 밥상위에 자신이 담은 김치를 한번도 거른적 없이 올렸을 정도로 김치담기를 즐긴다는 김영애씨. ([email protected])

“한국사람이 김치 없이 어떻게 사나요. 김치만큼 영양가가 높은 음식이 또 있나요.”

 

김치 맛있게 담기로 온동네에 소문난 김영애씨(54, 익산시 동산동)의 김치예찬은 유별나다. 그는 결혼한 이후 밥상위에 자신이 담은 김치를 한번도 거른적 없이 올렸을 정도로 김치담기를 즐긴다.

 

그렇다보니 가장 자신있는 음식만들기도 김치담기. 시도 때도 없이 김치를 담는 그의 취미 덕분에 주위에서는 김치 얻어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초등학교 교사로 28년동안 근무하다 얼마전 명예퇴직한 그는 퇴직 직후부터 금산사에서 운영하는 복지원관장을 맡아 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잦은 김치담기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주말에는 다른 일 하느라 김치를 안담아요. 평일 늦은 저녁이나 아침을 이용해 담죠. 저녁에 배추 간을 쳐놓고 갖은 양념 준비해서 새벽에 담는 것이 일상화되었어요.” 새벽 김치 담기는 그가 초등학교교사 시절부터 지속해온 습관이다.

 

식구가 많지 않은데도 김치를 담는 양은 배추 10포기 정도. 적은 양이 아니지만 이웃들과 나누어 먹거나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의 행사에 김치를 제공하려면 늘 부족한 양이다.

 

“특별한 비법은 없어요. 그냥 손맛이지요. 모든 음식은 정성이 맛을 낸다고 생각해요. 또 즐겁게 만들어야해요.” 누구라도 맛있게 김치를 담글수 있다며 들려준 비법은 ‘손맛’과 ‘정성’. 그래도 김치 담그는 비법이 없지 않을 것 같아 물었더니 ‘인공조미료’는 아예 쓰지 않는다고 들려준다. 그가 사용하는 재료는 배추와 기본적인 배추소가 전부. 설탕 대신에 배나 사과 등의 과일을 많이 사용하고 멸치와 무, 다시마를 고아낸 육수를 섞는다.

 

3년전부터는 새로운 노하우를 개발해 쓰고 있다. 물고추를 만들때 양파와 과일 생강 마늘 청각을 고루 갈아서 따로 만들어 사용한다. 이야기가 길어지니 김치를 담아 통에 담을때도 배추김치와 무, 어슷 어슷 썬 대파를 교대로 층을 이루어 담거나 찹쌀죽에도 생땅콩과 과일을 갈아서 섞기 등 그의 손맛이 다른 이유가 쏟아진다.

 

워낙 김치를 좋아하고 즐겨 담다보니 김치와 관련된 일화도 적지 않다.

 

초등학교 교사 시절, 그의 반 아이들은 날마다 도시락 반찬에 꼭 김치를 싸와야 했다.

 

“학기초에는 김치가 지닌 영양소를 알려주고 왜 많이 먹어야 하는지를 일러주었죠.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김치를 대개 싫어하죠. 아이들의 건강이 염려되었어요. 엄마들도 모두 환영해주시더라구요.” 그래서 김씨가 생각해낸 것이 도시락 반찬. 김치를 안싸오면 그날은 어김없이 봉사활동을 하게 했다. 처음에는 김치를 안먹던 아이들이 김치 먹기를 좋아하고 미처 도시락 반찬에 싸오지 못한 아이들은 스스로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나섰다.

 

변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는 김치가 심성을 순하고 원만하게 한다고 믿게 됐다.

 

“배추와 고추 소금 마늘 파 생강 젓갈 갓과 당근 무와 파 과일 등의 배추소의 다양한 재료들의 배합은 절묘하죠. 영양소는 물론 시고 쓰고 달고 맵고 떫은맛까지 온갖 맛이 담겨 있는 김치의 오묘한 맛이야말로 우리 민족이 받은 가장 소중한 은혜예요.”

 

김치 사랑이 큰 덕분에 가족들도 김장을 즐긴다. 남편과 아이들이 총동원되는 김장은 가장 즐거운 1년 행사. 그 과정도 즐겁지만 더 행복한 일은 김장김치를 여러 이웃들과 나누어 먹는 일이다.

 

손맛 좀 보자며 권하는 사람들의 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그가 몇포기 김치를 담갔다. 금새 먹음직스러운 김치가 우리 앞에 놓였다. 오다가다 들른 사람들도 너나없이 쭉쭉 걸쳐주는 김치 한가닥에 즐거움이 넘쳤다.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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