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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길목에서] 영화인 백학기씨

"영화와 관련된 모든 역할 하고싶다"

백학기씨 출연 드라마 '오성반점' 의 촬영장면. ([email protected])

“기전대 연예영화과 강의도 있었지만, 중국이라는 새로운 나라에 대한 도전과 배역에 대한 욕심이 출연을 결심하게 만들었죠. 가난한 곳에서 태어나 주인공이 최고급 호텔인 ‘오성반점’에 취직하는 스토리이다 보니 중국의 과거와 현재, 가장 후미진 곳과 가장 화려한 곳을 한 드라마 속에서 볼 수 있어요.”

 

지방신문 기자에서 영화인으로 변신한 백학기씨가 이번엔 중국 드라마 배우로 나섰다.

 

그가 출연하는 작품 ‘오성반점’의 유심강 감독은 드라마 감독으로서는 스타일리시한 화면으로 이름이 나있다. 반옹룡, 동가언, 양렬 등 중국의 배우들도 젊은층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이들이라 그 역시 작품에 대한 기대가 크다.

 

“중국 사람들을 '만만디'라고 하잖아요. 새벽 6시에 나가 실제 촬영은 저녁 12시가 되어서 시작할 때도 있었죠. 그러나 한 장면 찍기 전까지 오래 고민하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죠. 각 파트가 독립된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감독의 액션 소리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한국인 대표를 맡은 탓에 그에게 중국어 대사는 없다. 한국어로 대사를 하면 비서가 중국어로 통역을 한다. 대사를 맞받아치는 맛이 없어 긴장감은 조금 떨어지지만 외국 스태프들과의 작업은 재밌다. 감독으로부터 표정과 눈빛이 강하게 살아있다는 평을 받았을 때는 기분도 좋았다.

 

시간 쪼개 쓰는 일에 타고난 백씨는 중국 촬영기간 동안 영화도 한 편 만들었다.

 

“촬영 때문에 해남도에 머무르는데 며칠동안 계속 비가 내리는 거예요. 촬영은 커녕 호텔에 갇혀있었죠. 이런 상황에 처한 배우의 일상을 영화로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목은 ‘더 좋은 날’. ‘하이난의 날들’을 부제로 비디오 캠으로 일상을 꼼꼼히 찍었다. 중국배우 조희씨가 여주인공으로 출연하고 몇몇 한국 배우들이 특별출연했지만, 백씨가 연출·시나리오·촬영·주연 등을 다 맡은 셈이다.

 

고독하고 우울한 배우의 일상이지만 다큐적 기법을 활용해 픽션으로 편집도 끝냈다. 연말 쯤에는 서울과 전주에서 시사회도 열 예정이다.

 

16mm 단편영화와 시나리오 작업을 계속해 온 그는 외국에서 처럼 영화와 관련된 모든 역할을 넘나들고 싶다. “배우, 감독, 시나리오 작가 모두 결국은 같은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부친 역시 배우 출신. 당신 역시 배우로서 딴따라의 길이 싫었던 모양인지 아들이 배우가 되겠다고 하자 심하게 반대하셨다고 한다. 그러나 배우로서의 욕망을 내밀하게 키워온 그는 “결국 배우를 해야겠더라고” 말한다.

 

늘상 자신의 연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그는 거칠고 유혹적인 연기가 하고 싶다. 그러한 연기는 강렬한 눈빛에서부터 시작되는 셈이니 기본은 갖추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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