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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강물은 고요히 흐르고

문두근

당신과 같이 걸을 때

 

태양은 빛나고

 

숲은 우리를 감싸 주었네

 

당신과 손을 잡고 있을 때

 

강물은 고요히 흐르고

 

바람은 가지 끝에서 쉬었네

 

당신과 손을 잡고 있을 때

 

당신과 같이 걸을 때

 

검은 하늘 천둥쳐도

 

구름 밖 태양을 보네

 

-시집 <혼자서 부르는 노래> 에서

 

 

오늘은 아기예수가 탄생한 이른바 크리스마스 이브다. 문시인이 굳이 독실한 크리스찬 임을 전제하지 않아도 이 시에서의 ‘당신’은 오갈데 없는 예수그리스도이다.

 

한 믿음좋은 성도가 천국에서, 주님과 함께 이 세상에서 걸었던 고난의 발자국을 보던중 네개의 발자국이 갑자기 두개만 보이자 ‘주여 이때엔 저를 버리셨나이까?’하고 여쭈자 ‘그 때엔 네가 너무 지쳐 내가 업고 걸었느니라’라는 말씀에 다시 한번 엎드렸다는 예화가 있다. 이 시는 ‘당신’을 어떤 절대가치로 바꿔 읽어도 나름의 의미를 충분히 발견케 된다.

 

/허소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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