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차가워졌다. 그러나 신춘문예를 향한 문학도들의 열정은 더욱 뜨거워졌다.
올해 전북일보 신춘문예 응모 마감 결과, 시 744편, 수필 247편, 소설 64편 등 3개 부문에서 총 1055편이 접수됐다.
문학을 알까 싶은 열다섯 중학생부터 70세의 노인까지 문학 앞에서는 모두 여전한 청년이었다.
이름만 대면 고개를 끄덕일 만한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참여가 눈에 띄었던 올해 응모자들의 사연도 다양했다. “25년 동안 재봉틀을 돌리며 사는 여자”라며 자기소개를 덧붙여 온 원고도 있었고 미국에서 보내온 동포의 원고도 눈에 띄었다. 대부분 “관대한 선처를 기다린다”거나 “용기내어 글을 보냈다”는 겸손한 목소리들이었다.
특히 젊은이들의 도전이 대부분인 소설 부문에서는 60대 고령의 응모자가 있어 눈길을 모았다.
올해 신춘문예는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박태건 시인과 소설가 최기우씨, 중앙일보 신춘문예 출신 박성우 시인이 예심을 맡았다.
예심위원들은 “기본을 갖춘 실력자들이 많아져 전반적으로 수준은 높아졌으나 실험과 패기로 이어질만한 힘은 다소 약했다”고 입을 모았다. 최기우씨는 “글 쓰는 사람으로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될 만큼 응모자들의 수준이 높았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몇 년 사이 당선권에 들었던 이들의 작품이 예심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발생해 응모자들의 높아진 수준을 뒷받침해 줬다.
그러나 작품 형식과 소재가 비슷한 틀 안에 머무르고 있다며 독창적인 시각과 문학정신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태건 시인은 “신춘문예 유형을 정확하게 파악한 작품이 많았다”며 “작품을 읽고 나서 후련한 기분을 들게 하는 작품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박성우 시인 역시 “적당한 엄살과 적당한 묘사, 적당한 희망 등 신춘문예 틀에 얽매여 있는 작품들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예심위원들이 주목한 부문은 소설. 사회참여적인 소재가 적었던 다른 분야와 달리 소설은 부안 핵폐기장을 비롯 한 해동안 이슈가 됐던 사건 사고를 다룬 작품이 많았다. 그러나 짧고 가벼운 문장이 많아져 ‘글쓰기 꾼들’이 모였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중장년층이 많이 응모하는 수필 부문은 발랄함이 돋보이는 20대 응모자들이 많아졌다. 가족사와 기행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으며, 경제를 소재로 한 작품도 많아졌다.
시 부문은 지난해에 비해 응모작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지만, 일상사와 사회문제, 개인 이야기 등으로 소재의 폭이 넓어졌다.
올해도 서울·경기·부산·대구·광주 등 타 지역 참가자 비율이 70%선을 유지했으며, 도내에서는 특히 전주와 부안 지역 응모자들이 많았다.
당선작은 내년 1월 1일 전북일보 신년호에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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