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오페라단 2011년까지 7편 제작
고은시인의 연작시 ‘만인보(萬人譜)’. ‘시로 쓴 인물사전’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시인이 유년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만났던 인물들을 노래하고 있다. 한국 근현대사를 겪은 다양한 인간군상을 통해 삶과 죽음, 실존과 폐허, 이데올로기, 민족전쟁 등을 다루고 있다.
만인보는 1986년 첫 권이 나왔다. 지난해까지 20권이 간행된 대작이다. 시인은 내년까지 10권을 완성해 30권을 완간할 계획이다.
인물연작 서사시집 ‘만인보’가 오페라로 올려진다.
군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북오페라단(단장 조시민)이 만인보를 음악시극으로 만든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고은시인의 작품을 음악극으로 제작, 문학과는 다른 감흥을 선사할 계획이다. 군산출신인 시인과 시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간군상을 지역의 문화컨텐츠로 만드는 작업이다.
음악시극은 1편 ‘고은 만인보-내사랑 우리의 땅’을 시작으로 2011년까지 해마다 한편씩, 모두 7편을 제작할 방침이다. 일제 강점기로부터, 한국전쟁, 4.19, 5.16…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격동기를 민중의 삶의 모습에 투영할 계획이다. 한국 근현대사를 정리하는 음악극이 되는 셈이다.
만인보는 시를 오페라로 만드는 만큼 기존의 오페라와는 다른 형식으로 작업된다. 시의 압축과 상징성을 최대한 표현하기 위해 음악외에도 영상과 연기 무용 등이 풍성하게 올려진다. 시의 이미지를 최대한 무대위로 반영하기 위해 시각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조시민단장은 “기존의 오페라가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줄거리가 음악과 연기로 표현된 것이라면 만인보는 압축된 시어를 음악드라마로 만드는 만큼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이미지연출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으로 보는 시-음악시극”이 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1편 ‘내사랑 우리의 땅’이 29∼30일 공개된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김정수씨가 구성과 연출을 맡았고 허걸재씨가 작곡을, 지휘는 김주현, 안무는 김정숙씨가 했다. 29일 오후 7시, 30일 오후 3시 8시 군산시민문화회관에서 세차례 공연한다.
전북오페라단은 이 작품을 새해에 서울과 평양에서도 공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편 전북오페라단은 지난달 말 군산문화예술계 인사들로 만인보문화진흥회를 발족했다. 진흥회를 중심으로 고은시인의 시를 공연예술작품으로 올리는 작업을 꾸준히 벌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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