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은빛 세상 박차고 달리는 거야~
하늘과 땅의 경계가 지워지는 은빛 설원. 멋진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설경에서 럭셔리한 휴식을 즐기는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겨울 스포츠의 백미인 스키와 스노보드를 타고 설원을 누비는 사람들. 한 마리 새가 되어 하늘을 날아오르는 짜릿함이 따로 없다.
본격적인 주 5일 근무제와 방학, 그리고 겨울 휴가 시즌을 맞아 무주리조트 스키장을 찾는 스키어들이 평일에도 연일 만원이다.
지상에서 영원을 맛보게 해주는 6.1km 국내 최장 실크로드 슬로프.
아장 아장 걸음마를 배우는 완전 초보부터 경사도 60도의 아찔한 비탈길을 마치 새가 하늘을 날듯 스치고 내려오는 최고수들이 뒤섞여 있다. 뒤뚱뒤뚱 거리다 넘어져도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일년중 가장 춥다는 지난 5일 소한에 스키장서 만난 사람들은 추위에 아랑곳없이 겨울스포츠의 꽃인 스키를 즐기고 있었다.
무주리조트를 찾는 스키 인구는 하루 평균 평일은 6000∼7000명, 주말엔 2만명을 넘나든다. 어린이에서부터 노인까지, 도내는 물론, 대전 광주 대구 부산 서울 등 전국에서 몰린다. 최근에는 눈이 귀한 동남아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 설원에 탄성을 보낸다.
주말엔 리프트 한번 타려면 4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스키 마니아들이 영하의 강추위속에서도 설원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엔 제대로 걷지도 못하던 사람이 2, 3일만에 슬로프를 스치고 내려오면서 환호성을 지르는 것을 보면 옆에서 보는 사람도 즐겁기만 하죠.”
무주리조트 스키장에 있는 102명의 스키 강사를 총괄하고 있는 김기훈 팀장(32, 사진)은 인간의 내면엔 스릴을 즐기는 심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고 운동 효과 또한 크다고 말한다.
보이는 것은 온통 눈밭, 그 속에 파묻힐 즐거운 상상을 하며 깊숙이 넣어뒀던 스키 장비를 챙겨보는 기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는 것.
“스키 강사중에는 자신이 설경을 즐기기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도 많다”고 김 팀장은 귀띔했다.
미 뉴욕 출신으로 현재 부산대 교수로 재직중인 메츄씨(38, 사진).무주리조트 스키장에 두번째 놀러왔다는 메츄씨는 애인인 이정선씨(30)와 함께 설경을 즐기며 모처럼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린다.
어릴때부터 스키를 타 25년째 취미로 즐기고 있다는 그는 “평소엔 한국말을 잘 못해 불편할 때가 있으나 스키장에 오면 스키어들간 바디 랭귀지(Body Language)가 통해 아무 불편이 없다”고 말했다.
스키를 타면서 고향을 떠올린다는 메츄씨는 앞으로 틈나는대로 스키장을 자주 찾겠다며 스키에는 스릴과 박진감 넘치는 세상이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눈세상에서 새해 첫주 시작한 정명곤씨 가족
“마음 같아서는 슬로프를 씽씽 달리고 싶지만 아직은 몸이 따라주질 않네요. 엉덩방아만 찧다 한나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기분만은 최곱니다”
태어나서 처음 스키화를 착용한 정명곤씨(39·부산시 북구). 새해 무주리조트를 찾은 4명의 정씨 가족들은 스키강사로부터 걸음마부터 배우고 있었다. 몇 걸음 떼다가 엉덩방아를 찧으면서도 만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서 내려 오는 도중에 수십번 넘어지고 엉덩방아를 찌고 아팠지만 시간 가는지도 몰랐습니다. 하얀 눈 위로 날아오를 듯 쌩쌩 아이들과 함께 미끄러질 때 느끼는 기분은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모를 겁니다.”
부인 신경선씨(39)도 “무주리조트를 오는 동안 창밖으로 보이는 설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며 “가족 모두가 흥분과 기대속에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아직은 활강자세가 어색합니다. 얼마나 엉덩방아를 찧었는지 내일 아침에는 고생할 것같습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스키 배우기가 어렵지 않네요. 조금만 연습하면 스키의 속도감을 즐길 수 있을 것같아요”
정씨 가족처럼 초보자들도 2~3일 배우면 활강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운동이 스키다.
하얀 눈 위를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사람들과 아빠가 끌어주는 썰매를 타는 아이들. 직접 스키를 타지 않더라도 보는 것만으로 행복하고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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