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우(원광대 교수)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지방화 시대가 열리고 각 지방마다 지방문화와 그 지방의 전통문화를 되살리려는 운동이 일어나면서부터 문화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높아지기 시작하였다. 또한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문화의 시대’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21세기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정치적인 이념이나 경제적인 여러 가지의 제약들도 무너져 세계화, 국제화라는 어떻게 보면 지구촌 공동체 같은 모습으로 변해 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독특한 자신의 문화만이 자신을 지켜 낼 수 있는 무기가 되고, 따라서 ‘문화경쟁’의 시대가 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문화라는 개념은 문화경쟁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단순히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이외에 산업의 영역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문화산업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게 나올 수 있지만 문화경제학적 측면에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문화와 예술을 소재로 상품화하여 유통하는 산업부문을 문화산업으로 보는 시각에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편이다.
문제는 문화산업 중에서 가능성 있는 어느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것은 좋으나 그것이 지역실정과 맞는 것인지, 다른 지역과 경쟁력이 있는 것인지를 심도 있게 분석해야 될 것이다. 예컨대 전북의 경우 2004년을 영상수도의 원년으로 삼아 향후10년 후에는 세계적인 영상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계획안을 살펴보면 ‘국 ? 내외영상산업의 동향과 정책’이 설정되어 있으나 분야별 동향정도만 나와 있지, 구체적인 검토가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다른 지역의 성공한 영상산업의 경우 성공 할 수 있었던 요인과, 전북의 성공 할 수 있는 요인은 무엇으로 보며,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이며, 무엇을 특성화 할 것인가도 분명하게 설정되어있지 않다. 물론 올해의 예산에 국가지원이 어느 정도 확보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방안들이 하드웨어라고 보기에는 너무 평이하고 소포트웨어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솔직한 견해다. 문제는 문화산업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 상품적 특성, 산업적 특성, 입지적 특성, 문화산업과 네트워킹의 검토가 정확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문화산업의 기능과 역할이라 할 수 있는 고용창출, 지역개발 등에 대한 검토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얼마 전 주한 프랑스 대사는 “전통과 미래를 결합하는 능력, 바로 오늘날 유럽인에게 부족한 것이 한국에 있는 것 같다”고 하였다. 과거와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까지도 내다보는 안목을 지녔다는 이야기다. 전북의 영상산업으로 전북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이러한 안목이 전북의 문화산업 구상에 있는 것일까.
△나교수는 문화관광부 한일문화교류정책자문위원과 전라북도문화재위원, 전북역사문화학회회장으로 활동하며, 향토사에 관심을 갖고 “전북의역사와인물”등 7권의 저서가 있다.
/나종우(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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