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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영화] 정진우 기자의 Film in - 제발 공부 좀 합시다

수의에 수갑을 찬 사람이 엄숙한 법정에 입장한다. 노련해보이는 재판장이 한마디 한다. “피고는…”

 

잘못됐다. 뭐가 잘못됐을까. ‘피고인’이라고 말했어야했다. 형사공판에서의 ‘피고인’은 민사공판의 ‘피고’와는 다르다. 그런데도 영화속 형사법정에선 ‘피고’소리가 쉽게 나온다.

 

영화를 보다보면 엉뚱한 설정이나 실소를 자아낼 만큼 비현실 장면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부주의한 실수가 아닌 무지에서 비롯된 ‘옥의 티’다. 전문적인 영역일수록 비현실적인 설정의 강도가 심해진다.

 

이번주 개봉하는 ‘야수’에서 검사와 형사가 한팀을 이룬다는 설정도 그다지 현실적이지 못하다. 검·경의 수사권 독립 논란으로 시끄럽긴 하지만, 아직은 검찰과 경찰의 영역은 확연히 구분된다. 김기덕감독의 ‘빈집’에선 주인공이 교도소에 복역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교도관 복장은 실제와 전혀 다르다. 기자들에 대한 묘사도 실제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일 때가 적지않다.

 

‘어차피 영화인데 그정도는 봐줄 수 있는 것아니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리얼리티의 부족은 영화에 대한 신뢰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영화에 몰입하려다가도, 사소한 실수가 도드라지면 영화를 외면할 수도 있다. 몇년전 마광수교수는 “영화평론을 하겠다면 제발 문학개론서라도 제대로 읽어봐라”고 영화평론가들의 아마추어근성을 나무란 적이 있다. 마찬가지다. “영화제작 관계자님들, 영화 만들기 앞서 제발 공부 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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