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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문화 함께 일군다 맞수] ⑦ 홍지서림 & 민중서관

전북서점계 살아있는 역사 두 거목

홍지서림 내부(위), 민중서관 내부. ([email protected])

홍지서림(대표 양귀자)과 민중서관(대표 강준호).

 

전북 서점계의 역사인 두 서점은 곧 전북 문화, 전북 사회를 일궈낸 지역의 느티나무다.

 

‘홍지’와 ‘민중’이란 이름만으로도 마음 속이 꽉 차오르는 듯한 두 서점. 특히 타향살이를 하는 출향인사들에게는 ‘전주 출신 인물들을 키워낸 사관학교’랄 정도로 두 서점의 존재감은 더욱 크다.

 

탄생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경쟁관계가 아닌, 보완관계를 유지하며 지역 문화의 자산으로 커 온 두 서점. 곡절과 부침의 세월 속에서도 굳굳하게 서 있는 두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다.

 

△ 전북서점계 역사

 

1963년 5평 판자집으로 시작한 홍지서림은 지역에서 현존하는 서점 중 가장 오래됐다. 전북 서점계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천병로 회장이 세워 지금은 본점 규모만 1·2층 200평으로 커졌다.

 

민중서관은 당시 사전전문 출판사 민중서관 전북지사장이 1973년 같은 이름으로 서점을 냈다. 경원동 본점 1·2층 80평 규모다.

 

보수성이 강한 출판계에서 홍지서림과 민중서관은 각각 2천500개, 1천개 출판사와 거래하는 종합서점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독서인구가 적고 출판물이 많지 않았던 시절, 1960·70년대는 학생들이 보는 참고서가 서점의 주 수입원이었다. 새학기가 되면 서점 앞 큰길까지 참고서를 사려는 학생들로 붐벼 경찰이 배치돼 교통정리를 해야 할 정도였다.

 

70년 후반 단행본이 조금씩 팔려나가면서 두 서점도 교양서적과 전문서적을 늘려가며 종합서점으로 발판을 마련했다. 시대가 암울했던 80년대, 두 서점은 다양한 성격의 책을 갖춘 종합서점으로 태어난다. 책을 팔아 돈을 버는 장사가 아닌, 사회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었다.

 

90년대 전주시 경원동 번화가에 자리잡은 두 서점은 만남의 장소가 된다. 약속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거나 약속 장소로서 또하나의 기능을 얻게 된다. 이 시기 대학 입학원서를 판매했던 민중서관에는 입학 시즌이 되면 원서를 구하려는 수험생들이 대거 몰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IMF로 위기를 맞은 두 서점의 부도는 지역사회에 큰 충격이었다. 1999년 전주 출신 소설가 양귀자 대표가 “문학의 꿈을 키우게 한 홍지가 자칫 식당이나 주점으로 바뀌게 할 수는 없다”며 홍지서림을 인수했고, 이에 앞서 1992년에는 역시 전주가 고향인 강준호 대표가 민중서관을 이어받았다. 당시 대기업에 다니고 있던 강대표는 “지역에 민중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서점을 이어가게 됐다”며 “지금은 서점이 사양사업이 됐지만 적어도 내 대까지는 서점을 지켜가고 싶다”고 말했다.

 

△ 차별화 노력

 

상호는 그대로지만, 경영진이 바뀌면서 두 서점의 성격도 달라졌다.

 

“홍지를 서점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가장 사랑받는 문화공간으로 키우겠다”고 말한 양대표는 2001년 지하 1층 50평 규모의 ‘홍지문화공간’을 만들고 ‘우리시대 문화읽기’와 ‘작가와의 대화’ 강연을 1년여 동안 진행했다. 세계 책의 날 행사나 어린이날 일기 콘테스트 등 고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문화행사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다.

 

직접 카운터를 맡아 볼 정도로 서점에 대한 애정이 큰 강대표는 책 판매 뿐 아니라 고객들을 위한 부가적인 서비스도 대행하고 있다. 도내 유일의 한국방송대학교 지정서점과 티켓링크 지정업체로 소비자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 새로운 도전

 

온라인 서점과 도서정가제, 대한문고 오픈 등으로 이미 변화의 몸살을 앓은 두 서점은 교보문고의 4월 입성에 비교적 담담하다.

 

젊은세대 중심으로 브랜드 가치를 잃어가고 있는 만큼 마일리지 적립과 분점 개설 등 현대적이고 합리적인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아중점과 효자점, 서신점 등 3곳의 분점을 가지고 있는 홍지서림은 송천동과 평화동 등 신시가지에 분점을 더 낼 계획이다. 민중서관도 경원동 본점 이외 아중점과 평화점을 가지고 있다. 본점과 분점의 컴퓨터 네트워크 연결로 배송시스템을 더욱 원활하게 할 생각이다.

 

5% 마일리지 적립을 실시하고 있는 민중서관은 세달 사이 1000여명의 고객을 회원으로 확보했다. 홍지서림도 3% 마일리지 적립을 최근 결정했다. 두 서점 모두 어느 정도 회원이 확보되면 ‘맞춤형 타켓마케팅’에 들어갈 예정이다. 홍지서림 경우 3∼4천만원의 시상금이 걸린 ‘홍지문학상’ 제정과 홍지문화공간 재오픈, 포털 사이트 기능을 가진 홈페이지 개설 등 이미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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