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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새 - 권오표

그대 만나고

 

꿈꾸는 날 많아졌다

 

아득한 지평선 끝 휘파람 날리면

 

무수히 흐르는 발자국

 

비상의 시름과 낙하의 기쁨 사이

 

그대 눈물이 어째서

 

내 가슴을 적시는가

 

저무는 강기슭에

 

둥지 하나 틀지 못하는 우리

 

어느 하늘 가장자리에서

 

깃을 접어야 하나

 

그대 만나고

 

꿈꾸는 날 많아졌다

 

-시집 <여수일지> 에서

 

‘새’는 문학언어의 원형상징에서 상향이미지에 속한다. 그것은 비상과 도약을 뜻하며 동시에 꿈과 이상의 등가물이기도 하다. 고로 “그대 만나고/꿈꾸는 날 많아졌다”의 2행이 시작과 끝에 단호한 빗장으로 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비상’은 저절로가 아니다. 비바람을 가르는 혼신의 날개짓을 통해서이며 낙하의 기쁨은 그 보상에 다름 아니다. 당시의 시대상황과도 맞물리는 이 작품은, 새의 이미지를 통한 강한 의지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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