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집으로 가는 길에 건넜던 섶다리와 전주천에서 어릴 적 동무들과 헤엄치던 시절이 생생해요. 그리고 소학교 때 쥐 잡는 교육을 받았던 일이며, 명절날 고향을 가기위해 덜컹거리는 버스를 탔던 일이 많이 그리울 수밖에요.”
골목 안 코흘리개들이 뛰노는 소리가 금방이라도 들릴 것만 같은 시절. 전주에서 한 평생을 살아온 온고을씨가 옛 추억을 떠올렸다.
역사박물관 큐레이터 온고을씨는 전주와 전주역사박물관을 상징하는 가상의 인물.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올해 첫 전시로 기획사진전 ‘온고을씨가 들려주는 전주이야기Ⅰ’을 연다. 14일부터 5월 21일까지 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역사박물관과 전북대박물관이 공동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전북대박물관이 전주시 지원을 받아 디지털작업한 1960년대부터 1993년까지의 전주 관련 사진들을 새롭게 기획한 것이다. 광복 이후 전주의 풍경들이 중심이 됐다.
1970년대 이후 근대화 과정을 겪으면서 많은 것들이 사라졌고 또 새롭게 만들어졌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오직 낡은 흑백사진 뿐. 사진으로 남겨진 기록을 통해 전주의 과거를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덕진공원 내 교량설치 이전 사진과 70년대 한옥마을 사진 등 전주의 전경사진이 중심이 된 ‘온고을’과 70년대 오목대 철길과 미원탑 등 사라져버린 도시 길을 따라 전주 역사를 찾는 ‘길’, 전주천에서 빨래를 하고 천변에 천막을 치고 살았던 모습 등 전주천을 따라 변화된 전주를 읽는 ‘물’, 60년대 재래시장 풍경과 쥐잡는 교육 사진 등 60∼80년대 전주인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풍경’, 전주의 이미지를 영상으로 재현한 ‘전주, 영상으로’로 구성됐다.
전주 사람들의 진정한 삶을 들여다 보기 위해 ‘시민갤러리 공모전’도 함께 연다. 전주지역을 배경으로 일반인들이 찍은 옛날 사진들을 공모, 사진 속 사연을 들어본다. 전시 기간 사진을 공모, 전시하고 관람객들의 투표로 수상작을 결정할 예정. 새로운 옛 사진이나 자료적 가치가 높은 사진은 기증이나 기탁을 유도해 전주 연구에 쓸 계획이다.
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정훈씨는 “흑백사진에 담겨있는 전주의 옛 모습을 보며 나이가 지긋한 세대는 지난 기억을 되살리고 젊은 세대는 삶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온고을씨’와 같은 구체적인 캐릭터 디자인 개발을 통해 시민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서겠다”고 말했다. 문의 063) 228-6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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