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서 조경수사업 나선 장수근씨
“처음엔 나무 싶는 것이 즐겁고 재밌어서 소일거리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나무농장까지 운영하게 됐습니다”
3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다 조경수사업에 뛰어든 근주농원 대표 장수근씨(57). 3년전까지만해도 전북일보 제작부장으로 근무하다 나무 키우는 일이 좋아서 아예 명예퇴직을 하고 본격적으로 나무심기에 나섰다.
“20여년전부터 철쭉과 회양목 등 조경수를 조금씩 심어왔는데 정신과 육체건강에도 좋고 용돈도 벌고 해서 차츰 면적을 늘리다 보니 어느새 적지않은 규모가 됐네요”
그가 운영하는 근주농원 면적은 약 6만여평으로 관목 조경수로는 호남 최대 규모다. 식재된 나무만도 주목 10만주를 비롯 라일락 7만주, 소나무 4만주, 화살나무와 미측백나무 각각 5만주, 회양목 30만주 등 60여만주에 달한다.
연 매출액은 불과 몇년새 12억원대를 넘어섰고 농장에서 일하는 인부만도 연인원 4000여명에 인건비로 3억원이 소요되는 대농장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농장규모가 커지면서 우여곡절도 많다고 장 대표는 전한다.
“재작년에는 너무 더워 회양목 120만주가 고사했고 지난해에는 폭우로 주목 5만여주가 수장됐습니다. 2억여원 가까이 손해를 봤는데 돈보다도 자식같이 키운 나무가 죽어가는 것을 볼때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더군요”
장 대표는 그러나 “나무는 정직합니다. 심은대로 거둔다는 말처럼 열심히 노력하면 땀흘린 만큼 대가가 주어집니다”
요즘 식목철을 맞아 눈코뜰새가 없다는 장 대표는 나무를 심으려면 장기적으로 보고 심어야한다고 조언한다.
“농사는 1년을 보고 하지만 나무는 10년은 내다봐야합니다. 또 벼는 주인 발자국 소리를 듣고 여물어 간다는 것처럼 나무 역시 주인 손길이 자주 가야 좋은 나무가 됩니다”
나무관리는 아이 키우는 것과 똑같다는게 장 대표의 지론이다.
“배고플때 밥주고 목마를때 물주고 아플때 약주는 것처럼 나무도 거름과 배수관리, 병해충 방제가 중요합니다”
장 대표는 조경수업계에 대한 자치단체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다고 주장한다. 전주·완주 일대에서 생산되는 조경수가 전국 나무시장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지만 조경수업자 대부분이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
“한번 재해를 당하면 수년동안 농사가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빚없는 사람이 없습니다. 농어민들에게 장기 저리로 지원하는 것처럼 조경수 식재에도 정책금리 지원이 필요합니다”
쑥쑥 자라는 나무만 보면 근심 걱정도 사라지고 아픈 곳도 낫는다는 장 대표는 “죽는 날까지 나무를 심겠다”며 나무사랑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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